사회일반
‘비밀유지는 어디로?’…한동수, 감찰 밀행 규정 위반 논란
뉴스종합| 2020-11-16 11:34

추미애 법무부장관에 이어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최근 감찰과 관련된 사실관계를 소셜미디어에 언급하면서 비밀 유지가 기본인 감찰의 밀행성을 해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감찰부장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총장에 대하여 이의제기서를 제출한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독직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에 대한 직무정지를 추미애 법무부장관에게 요청하는 과정에 자신이 배제됐다는 내용 등을 담았다.

하지만 검찰 안팎에선 한 감찰부장이 감찰 대상인 정 차장검사 사안 내용과 직무정지를 둘러싼 대검 내 의사결정 과정은 물론, 자신의 견해까지 상세하게 밝힌 것을 두고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법무부 훈령인 ‘감찰사실 공표에 관한 지침’ 3조는 원칙적으로 감찰활동의 내용과 결과 등은 외부에 공표하거나 공개하지 않도록 규정한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감찰은 신분상 지위를 박탈할 수도 있고 명예훼손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외국에선 형사사건처럼 다뤄지기도 한다”며 “감찰이 밀행성을 지니면서 감찰 착수나 절차, 내용에 대해서 함부로 공개하지 못하도록 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찰 관련 내용을 공개하는 건 상당한 문제”라며 “감찰사실 공표는 피의사실공표와 같은 수준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론 한 감찰부장이 이 규정 5조를 위반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지침 5조 1항 단서는 법무부가 직접 감찰조사를 하지 않은 검찰청 소속 공무원에 대해선 검찰총장이 공표 여부를 결정하도록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감찰부장의 소셜미디어 글이 논란을 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에는 과거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을 거론하면서 “사회적 이목을 끄는 사건이 되어 진상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적기도 했다. 당시에도 대검 감찰 업무 책임자가 특정 사안의 진상조사 필요성을 밝힌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감찰 사안 공개와 관련해선 추 장관도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연일 윤 총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추 장관은 최근 3주 사이에만 현안 사건과 관련해 대검 감찰부에 총 4건의 감찰 혹은 진상 조사를 지시한 사실을 공개했다. 라임자산운용 사건 관련 검사 접대·야당 정치인 수사 은폐 의혹 조사, 옵티머스자산운용 관련 무혐의 처분 의혹 조사, 윤 총장의 검찰 특수활동비 집행 내역 확인, 정 차장검사 기소 적정성 확인 등 모두 윤 총장을 겨냥한 사안이다. 일선의 한 검사는 “밀행성이 기본인 감찰 착수를 굳이 공개하는 건 결국 ‘총장 망신주기’ 목적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안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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