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악마에 영혼 팔지 말라’…채널A사건 지휘 검사, 秋 직무배제 비판
뉴스종합| 2020-11-26 16:50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후 정부과천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사건’ 수사 지휘라인에 있던 부장검사가 “메피스토펠리스에게 영혼을 팔아넘긴 파우스트는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조치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박영진 울산지검 부장검사는 26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채널A 관련 징계혐의의 부당성’이라는 글을 올리고 윤 총장에 대한 추미애 장관의 조치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박 부장검사는 검언유착 의혹 보도가 나온 3월 대검 형사1과장으로 재직했다.

추 장관은 채널A 사건 수사와 감찰을 윤 총장이 방해했다면서 채널A 사건을 대검 인권부에 배당한 게 사건을 무마하기 위한 조처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박 부장검사는 “대검 인권부에서 사실관계 파악이 곤란하다는 결론이 내려지자, 총장께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제반 의혹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며 “감찰보다 강력한 수단인 수사를 하도록 한 것이 감찰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은 전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 부장검사는 오히려 “법무부에서 직접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감찰을 하겠다고 나선지 벌써 수개월이 지난 지금 이미 결론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구체적인 팩트 없이 일부 언론의 문제제기가 있고, 시민단체의 고발장을 접수했다는 이유만으로 감찰을 받아야 한다면 그 자체로 검찰을 흔드는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윤 총장이 직접 채널A 기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사건을 지휘할 수 있었는데도 대검 부장회의와 자문단에 회부해 의견을 청취하고자 한 것이어서 이것을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이 사건을 “검언유착이라는 프레임으로 교묘히 포장된, 객관적인 실체가 없는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수사팀 보고서를 처음 접했을 때는 진상규명 차원에서라도 적극적인 수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변호인이 제출한 진정서와 채널A기자와 한 검사장 사이 대화 녹취록을 직접 검토한 뒤로는 수사팀 의견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박 부장검사는 이 사건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는 근거로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가 4개월 넘게 진행중이고 이 사건을 MBC에 제보한 핵심 증인 지모씨가 법정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 점, 거꾸로 MBC가 정치권과 결탁했다는 의혹을 다룬 ‘권언유착’ 의혹 수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점을 거론했다. 그는 “종국적으로는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일선 청 수사 과정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판단을 위해 이뤄진 대검 지휘 조치가 부당한 남용으로 호도되는 현실에 탄식이 나올 뿐”이라고 적었다.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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