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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2020’ 美리츠, 2021도 어렵다
뉴스종합| 2020-12-07 11:25

미국의 상장 리츠(부동산투자회사, REITs)가 올 한해 시장 평균을 20%포인트 가까이 밑도는 저조한 성과를 기록했다.

리테일 등 일부 섹터의 경우 안정적일 것으로 믿었던 배당수익까지 뒷걸음질친 모습이다.

저평가에 따른 반등을 기대하기엔, 내년 이후 코로나19가 안정되면서 시장금리 상승 압력 등이 주가를 억누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7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달 말까지 미국 상장 리츠는 7.8% 하락했다. 같은기간 S&P500 지수가 약 12%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1분기 25.4% 하락하며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분기 성과를 기록했고, 이후 2분기(14.0%)와 3분기(1.5%) 연속 반등에 나섰으나 그 속도는 빠르지 않다.

주식시장 내 성장주로의 자금 쏠림이 어이지고 있고, 기초자산의 오프라인 비중이 높은 리츠의 경우 펀더멘탈(기초체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는 평가다.

일부 리츠의 경우 배당수익률까지 축소됐다. 컨택트(대면) 기초자산의 비중이 높은 리테일, 숙박 등 섹터가 대표적이다.

리테일의 경우 경제 봉쇄에 따라 현금창출력과 순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8.9%, 13.4% 축소됐고, 배당금은 31.9% 줄었다.

코로나19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숙박 섹터는 지난 2분기 이후 적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임대료 감소에 따라 캡레이트(자본환원율, 매입 가격 대비 순임대소득 비율)은 1.6%까지 떨어졌다.

내년 이후에 대한 전망도 어둡다. 내년 상반기 미국의 경기 부양책이 시행되면 기초자산의 펀더멘탈이 회복될 수 있겠지만, 경기 회복이 진행될수록 시장 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진다는 점이 부담이다.

코로나19 이후 증가한 부채에 대한 경계감도 높아질 수 있다. 대신증권은 “내년 하반기부터는 금리, 유동성, 부양책 측면에서 우호적인 환경이 올해보다는 다소 누그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시장 평균을 밑도는 저조한 수익을 냈음에도 불구, 낮아지는 수익과 유동성 확대에 따른 ‘고평가’ 부담도 남아있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미국 리츠의 운영자금 대비 주가(P/FFO)는 19.7배 수준으로, 최근 5년 평균(17.2배)이나 지난해 말(19.0배)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

P/FFO는 일반 주식의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과 유사한 개념으로, 시가총액(P)을 리츠의 현금 창출력(FFO)으로 나눈 값이다. 분자인 시가총액이 떨어지긴 했지만, FFO가 더 크게 하락하면서 오히려 평년 대비 고평가 국면으로 접어든 것이다.

다만, 구조적인 수익 증가가 예상되는 섹터는 밸류에이션 부담에도 계속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다.

더 빠른 속도를 위한 통신망 투자, 데이터 사용량 증가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이커머스의 확산에 따른 물류센터 수요 증가에 덕을 볼 인프라, 데이터센터, 물류센터가 대표적이다.

이들 섹터는 코로나19 이후 특히 주목을 받긴 했지만, 이미 최근 몇 년 간 이어졌던 흐름이고 코로나19 이후에도 방향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대신증권은 전망했다. 최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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