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바이든 정부가 뜬다…글로벌 ESG 투자는 장식용 아닌 ‘실전용’
뉴스종합| 2021-01-11 11:16

환경·사회·지배구조(ESG)로의 글로벌 자금 이동은 올해가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그 동안의 ESG 투자가 포트폴리오의 ‘일부’였다면 올해부터는 중신을 넘어 모든 투자의사결정의 핵심 가치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커져서다. 이미 미국, 유럽에서는 ESG가 보편적 기준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중국도 친환경정책을 공언한데 이어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우리 정부의 ‘한국형 뉴딜’까지 맞물리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이어지는 중이다.

NH투자증권 및 모닝스타 집계를 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글로벌 ESG펀드 순자산은 1조2585억달러(한화 약 1379조원)다. 지난해 유입된 금액만 1974억달러다. 2018년까지만 해도 매년 증가액이 50억달러 미만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ESG 철학에서는 투자대상 기업을 판단할 때 재무적 요소 외에도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인 요소를 함께 고려한다. 초기 ESG 투자는 이른바 ‘죄악주’를 배제해오는 단순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때문에 좋은 취지에도 수익성과 거리가 있다는 인식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속가능성을 주목하는 대형 연기금, 기관투자자들의 꾸준한 관심에다, 코로나19 당시 급격한 변동성에도 양호한 성과로 인식이 새로와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기후, 환경,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테마가 확대돼 다양한 사업군에서 ESG가 중요한 평가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각국 정부, 글로벌 운용사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중국도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공언했다. 지난달 글로벌 30대 운용사들은 ‘탄소중립 자산운용사 이니셔티브(Net Zero Asset Managers initiative)’ 출범하기도 했다. 2050년까지 투자한 모든 자산군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취지다. 주요국 정부의 핵심 정책과제가 됐으니 이젠 ESG를 단순히 ‘구색 맞추기’로 취급하기 어려워졌다.

국내 시장에서도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한국펀드평가 통계를 보면 최근 3개월 및 1개월 동안 국내 사회책임투자(SRI)펀드에는 각각 4359억원, 1300억원이 유입됐다. 지난 1년간 1400억원 이상이 순유출된 것을 고려하면 근래 증가폭이 가파르다. 증시 호조에 힘입어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도 18%대를 기록할 정도다. 국내 운용사들도 해외로 눈을 돌려 다양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브이아이자산운용은 기후변화 테마에 집중하고, 다변화된 ESG전략에 투자하는 글로벌 멀티에셋펀드를 내놓기로 했다.

하지만 뜬다고 해서 무조건 돈을 넣을 만 한 것은 아니다. 이른바 ‘ESG 바람’이 풀면서 실질 보다는 기업들의 홍보수단으로 변질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시장이 커지는데 반해 소위 ‘그린워싱’ 방지책이 미흡하다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양주경 브이아이자산운용 이사는 “투자자들은 기업들이 ESG와 관련해 얼마나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이를 실현하는지를 파악해야한다”며 “단순히 ESG등급이 낮은 종목을 피하기 보다, ESG등급 배경을 파악하고 해당 기업의 ESG에 개선 모멘텀이 있는지를 파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서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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