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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취업비중 턱 밑까지 추격한 60대…“경제허리 끊어진다”
뉴스종합| 2021-01-14 09:59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전체 취업자 가운데 30대 비중이 60세 이상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창 일해야 하는 세대와 은퇴를 앞둔 세대가 노동시장에서 비슷한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하루 두시간 가량 일하는 일자리만 많아지면서, 경제허리가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통계청의 고용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취업자에서 30대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부터 꾸준히 낮아져 지난해 처음으로 20% 아래로 추락했다. 2016년에는 21.48%에 달했으나, 2017년 21.12%, 2018년 20.81%, 2019년 20.38%로 낮아진 후 지난해 19.94%로 떨어졌다.

청년 세대인 20대와 장년인 40대도 취업 비중이 줄어들긴 마찬가지다. 2016년 20대 취업자 비중은 13.87%였으나 지난해엔 13.38%로 줄었다. 40대는 같은 기간 25.87%에서 23.59%로 감소했다. 특히 40대 비중은 5년 동안 2.28%포인트나 하락했다. 30대 비중 하락폭(-1.54%포인트)보다도 높다. 50대는 지난해 23%대에 머물렀으나, 소폭 상승했다.

그사이 60세 이상 비중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2016년에는 전체 취업자 중 14.57%만이 60세 이상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8.87%에 달했다. 4년 사이 4.3%포인트가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30대 취업자 수 비중과 60대 이상 취업자 수 비중 격차는 1.07%포인트에 불과하다.

이대로라면 30대와 60세 이상 취업비중은 올해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 30대 취업자 비중이 지난해 줄어든 0.45%포인트만큼 줄고, 60세 이상 취업비중이 마찬가지로 1.53%포인트 늘어난다고 가정하면 두 세대의 취업비중은 각각 19.49%, 20.4%가 된다. 60세 이상이 30대보다 더많이 취직된 사회다.

같은 기간 일자리의 질도 안 좋아졌다. 주당 1시간에서 17시간 일하는 취업자 수가 전체 취업자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6년 4.8%에서 2020년 7.07%로 급증했다. 주5일 근무한다고 가정하면 하루 12분에서 3시간 24분 가량 일하는 것이 전부인데, 취업자로 분류됐다. 일시휴직자 비중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두배 이상 늘어나 3.11%를 기록했다. 일시휴직자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1.5%가량을 유지했다.

흔히 말하는 ‘풀타임잡’인 36시간 이상 52시간 이하 취업자 수 비중은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해당 취업자 수 비중은 62.33%로, 2019년에 비해 1.4%포인트 줄었다. 해당 취업자 비중은 2016년 60.52%에서 2019년 63.74%까지 꾸준히 늘었던 수치다.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53시간 이상 근로자 비중은 주52시간제 영향으로 꾸준히 줄어 12.42%를 기록했다.

고령화 사회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30대 정규직’이라는 경제허리가 급속도로 와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으로 중산층을 이룰 청년세대가 무너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는 민간일자리 창출에 전부 역행하는 정책을 펴왔다”며 “코로나19로 소득이 줄었기 때문에 주52시간제도 등을 현실화를 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도 “기업이 신규채용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하면 안된다”며 “정부의 고용창출은 임시구제성이기 때문에 소용이 없다”고 우려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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