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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기관과 역대급 혈투서 수익률 완패 [株포트라이트]
뉴스종합| 2021-01-18 09:37
18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00포인트 내린 3,079.90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26포인트(0.13%) 내린 963.18로 출발했다. [연합]

[헤럴드경제 정순식 기자] 증시에서 개인과 기관이 조 단위 매매 공방으로 이른바 '쩐(錢)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주 공격적 매수에 나섰던 개인이 완패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이 모두 손실을 본 반면, 기관 순매수 상위 10개 중 7개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주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10개는 모두가 코스피 종목이었다. 반도체와 전기차, 2차전지 종목의 대형주들을 대거 매수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우선주, 현대차, SK하이닉스, 현대모비스, 셀트리온, SK이노베이션, 셀트리온헬스케어, 삼성SDI, KT&G 순으로 주식을 사들였다. 삼성전자는 무려 3조850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하지만 주간 수익률은 처참했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우선주에서는 1%에 못미치는 미미한 손실을 보였지만, 현대모비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등에선 10% 이상 손실을 봤다.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의 손실도 7%를 넘어섰다.

이에 반해 기관이 순매수한 종목의 수익률은 개인을 압도했다. 기관투자자는 개인들과 달리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주가가 다소 부진했던 컨택트주들과 경기민감주들을 대거 담았다. 정유·석유화학, 건설, 의류주 등이 순매수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 한 주 9조1600억원을 매도했던 탓에 순매수 금액은 미미했지만, 10개 종목 가운데 보합(롯데케미칼)을 기록한 1개 종목과, 하락 2종목(포스코케미칼, 솔루스첨단소재)을 제외하고 7개 종목이 모두 상승했다. 하락한 두 종목 또한 코스피 지수의 하락률보다 양호했다. 의류 브랜드 MLB, 디스커버리를 전개하는 F&F의 주간 상승률은 16.63%에 달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9.77%), 에코프로(9.4%)의 수익률도 10%에 육박했다.

이처럼 개인과 기관의 주간 수익률이 지난주를 기점으로 급변했지만, 여전히 구조적인 변화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개인의 대기 매수 자금이 탄탄하고 기관 매도세의 큰 원인인 펀드 환매 또한 곧 진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펀드 환매로 인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감소하고 있지만 주식시장을 떠나있던 자금이 유입되고, 추가자금이 더 유입되면서 고객예탁금과 주식형 펀드 설정액을 합한 개인의 주식매수여력은 2007년 펀드열풍 당시의 80조원 수준을 넘어선 120조원 수준에 달하고 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 및 가계의 자금이동에 따른 매수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어 당분간 개인들의 자금이 주식시장에서 다시 유출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며 “기관의 환매 또한 일정기간 진행되고 나면 강도가 약해지는 만큼 이후 2월초께는 기관의 매도강도도 약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현재 나오는 기관의 매도는 (현선물 거래에 따른) 프로그램 매도의 성격”이라며 “따라서 오히려 현 조정 국면을 매수 기회로 삼는다면 중장기적인 수익률 면에서는 더욱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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