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취임식 불참하는 트럼프…2개의 핵가방이 움직인다
뉴스종합| 2021-01-20 10:31
조 바이든 당선인 내외가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 소재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A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불참하기로 해 취임식 당일에는 오직 미국 대통령만이 제어할 수 있는 핵 가방이 이례적으로 2개 운용된다. 대통령 권한이 이양되는 이날 낮 12시를 전후로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하는 참모가, 또다른 하나는 바이든 당선인 지원 요원이 보관하게 된다.

19일(현지시간)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올해는 대선불복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던 트럼프 대통령이 끝내 바이든 당선인 취임식에 불참하고 퇴임 후 곧바로 거주지인 플로리다로 떠날 예정이어서 핵 가방 인수인계가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이뤄진다.

핵 가방은 미국 대통령이 핵 공격 결정 시 이 명령을 인증하고 핵 공격에 사용할 장비를 담은 검은색 가방이다. 핵 가방을 든 참모는 대통령이 가는 곳이면 언제 어디든 수행하도록 돼 있다.

결론적으로 핵 가방 인계 절차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날 취임식이 끝나고 대통령 권한이 완전히 이양되기까지 핵 가방을 둘러싸고 묘한 긴장감이 감돌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는 최소 3~4개의 핵 가방이 운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과 부통령을 수행하는 핵 가방이 각각 1개씩 있고, 나머지 핵 가방은 대통령 유고 등 만일의 경우, 정해진 우선순위에 따라 대통령직을 승계하는 지정 생존자를 위해 준비돼 있다.

20일 취임 당일에는 2개의 핵 가방이 움직인다.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 플로리다까지 갈 핵 가방이고, 다른 하나는 취임식장에 배치된다. 이날 임기 종료·개시 시점을 기준으로 플로리다까지 핵 가방을 들고 따라간 군사 참모는 이를 다시 워싱턴으로 가져온다.

거의 동시간대에 두 개의 핵 가방이 존재하지만, 핵 사용 권한을 통제하는 장치가 작동해 인계에 별 문제는 없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신구 대통령의 임기 개시·종료 시점인 낮 12시를 기해 핵 코드가 자동으로 바뀌도록 설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을 명령하려면 플라스틱 카드인 일명 ‘비스킷’이 필요하고, 대통령은 항상 이를 휴대해야 한다. 여기에는 명령자가 대통령임을 식별할 수 있도록 글자와 숫자를 조합한 코드가 있는데, 이 코드가 낮 12시를 기해 바뀐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진 비스킷의 코드가 비활성화하면서 사용할 수 없게 되고, 대신 바이든 당선인의 비스킷 코드가 활성화한다는 뜻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취임식 전 핵 공격 개시 절차에 관한 브리핑을 받는데, 이 때 미리 비스킷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의 비스킷은 낮 12시부터 활성화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오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전용헬기 마린원을 타고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이동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지에서 출발 전 자신의 환송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후임자의 취임식에 가지 않고 환송행사까지 열며 백악관을 떠나는 건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백악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인과 측근 등에게 환송행사가 이날 오전 8시에 열린다며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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