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대중음악공연계 “매출 90% 하락…타 장르보다 유독 엄격·공연장 감염 0건”
라이프| 2021-01-26 21:32
대중음악공연계 비상대책위원회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습격 이후 연쇄 도산 위기에 처한 대중음악 공연계가 오랜 침묵 끝에 목소리를 냈다. 홍대 앞 소규모 공연장들이 줄줄이 폐업을 결정하고, 뮤지션들이 설 자리를 잃고, 대형 공연들이 손해를 감수하며 근근히 버텼지만 더이상은 견디기 어렵다는 외침이 이들을 모이게 했다.

공연기획사, 제작사, 레이블, 공연장, 음향·조명 프로덕션, 프로덕션, 프리랜서 등 대중음악의 근간이 되는 전 구성원이 모인 대중음악공연계 비상대책기구는 26일 대정부 호소문을 발표하고 “대중음악 공연에 대한 차별을 없애고 최소한 타 장르 공연과 같은 기준으로 관객을 모을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년간 대중음악 공연의 매출은 90%이상 줄었으며, 최근의 방역 단계 기준으로는 공연기획을 해봐야 적자인 상황이다”라며 “이에 더해 대중음악 공연은 집객의 차별까지 받는 이중고를 겪어왔다. 같은 무대 퍼포먼스임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연극, 클래식 공연 등에 비해 훨씬 엄격한 기준 적용을 받아왔다”고 호소했다.

특히 “관객의 집단 가창과 함성 때문에, 비말의 전파 위험이 높을 것이라는 방역 당국의 예단과 편견 때문이었다”라며 “하지만 지난 1년간 대중음악 공연장에서 관객 간 감염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관객의 노래 따라 부르기와 함성 등을 최대한 자제시키고 공연장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비대위의 요구는 네 가지다. 비대위는 ▷ 공연장 객석 간 거리 두기 기준 완화 ▷ 소규모 공연장 입장 관객 제한 기준 상향 조정(현행 50명 이하→정원 70% 이하▷ 체육시설, 전시장, 야외 시설 등에서 여는 공연에 대한 구체적 지침 마련 ▷ 스태딩 공연장 분류 규제가 아닌 스탠딩 공연 제한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비대위는 “지난해 수많은 공연 기획사와 시스템 업체가 도산했을 뿐 아니라 현재 버티는 상당수 업체도 이대로 가면 연쇄 도산할 것”이라며 “K팝 산업을 가장 밑에서 떠받치고 있는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정부에서 내세우는 비대면 공연은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다”며 “일부 성공 사례를 앞세워 공연계의 고통을 덮어버리고 외면해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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