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당 2000만원씩 2억여원 챙겨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문제지를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기도 한 고등학교 교직원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류일건 판사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시험 주관사의 업무방해를 넘어 전세계의 많은 학생들이 진학을 준비하는 미국 대학의 입시에 대한 공정성이 근본적으로 저하되는 결과가 야기돼 사회적 피해 또한 막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험지 사전 유출행위가 존재해 시험지 암매매 시장이 결코 근절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죄질이 더욱 중하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고등학교에서 해외진학지도교사로 근무하며 2017년부터 3년간 총 10회에 걸쳐 입시브로커와 서울 강남의 학원강사에게 시험지를 유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SAT 시험이 전세계적으로 같은 날 시행되지만 시차로 인해 실제 시험이 시작되는 시간은 나라별로 다른 점을 범행에 활용했다.

A씨는 시험 당일 배부하고 남은 SAT 시험지를 자신의 사무실로 가져가 사진으로 찍었다. 시험지 사진은 A씨와 사전에 공모한 입시브로커와 학원강사에게 이메일로 전달했고, 시험지를 받은 이들은 사전에 섭외한 강사들을 통해 시험지를 풀도록 해 답안을 취합했다. 이 결과물은 우리나라에 비해 8시간 시험을 늦게 치르는 점을 활용해 영국 등에서 시험을 응시하는 학생들에게 전달됐다. A씨는 문제지 유출 대가 명목으로 2000만원을 받았으며, 10회에 걸쳐 총 2억여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서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