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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일부 재개 발표 후 관련 종목 변동성 확대 [株포트라이트]
뉴스종합| 2021-02-04 10:22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금융위원회의 5월 공매도 일부 재개 발표 이후 ‘반(反) 공매도 운동’ 대상 종목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세다. 이들 종목은 공매도 재개 이후 공매도 우선 대상으로 꼽히는 만큼 3일 발표 이후 주가 하락폭이 커지는 모습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셀트리온 주가는 전일 대비 약 2% 하락세다. 에이치엘비도 1% 이상 내림세다.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전 거래일보다 약세를 보였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이하 한투연)에서 ‘반(反) 공매도 운동’을 처음으로 제기한 지난 1일에는 셀트리온(14.5%), 에이치엘비(7.2%) 두산인프라코어(7.48%) 모두 주가가 상승했으나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의 시총 대비 공매도 잔액 비중은 각각 4.83%, 6.57%로 다른 종목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과거에도 주가가 오를 때마다 공매도 이슈가 불거지며 하락한 전례가 있어 대표적인 ‘공매도 종목’으로 꼽힌다.

5월 2일까지 공매도가 금지돼 있기 때문에 당분간 ‘숏스퀴즈(공매도 투자자가 예상 못한 주가 상승으로 매도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주가 상승을 더욱 가속하는 현상)’가 나타날 가능성은 원천적으로 차단됐다.

그러나 5월 공매도가 재개되면 이들 종목의 주가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인프라코어 주주들은 온라인 게시판을 중심으로 공매도에 맞서는 일명 ‘두인스톱’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투연도 셀트리온, 에이치엘비 주주연합과 연대해 이른바 ‘셀트스톱’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공매도 세력과 개인들의 집단행동이 맞붙을 경우 주가는 요동칠 수 있다. 이에 따른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 가능성도 커진다. 인위적으로 특정 종목의 가격을 끌어올리는 것은 일종의 시세 조종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매도 재개 이후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실적과 괴리돼 급등한 주가는 제자리를 찾을 수밖에 없다”며 “분위기에 휩쓸려 매수에 뛰어들면 개인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떠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의 게임스톱 사례가 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게임스톱 주가는 3일 소폭(2.68%) 올랐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347.51달러로 134.8% 폭등했다가 28일 193.60달러로 44.3% 급락하고, 다시 29일 325.00달러로 67.9% 반등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다. 그러다가 지난 1일에는 30.8%, 2일에는 60.0% 각각 폭락했다.

[123RF]

다만 공매도가 재개되더라도 한국 증시 내 공매도 잔액이 작기 때문에 미국 게임스톱에서 나타난 숏스퀴즈와 같은 양상이 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게임스톱은 공매도 주식수가 원래 주식수보다 많은 상황이었지만, 한국 증시에서 공매도 주식 비중은 5% 내외에 그치기 때문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 환경은 공매도 제한이 1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숏스퀴즈를 유발할 투기적 공매도 규모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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