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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재건축 너무 먼 미래”…옆동네 7만가구에 하안주공 ‘울상’
부동산| 2021-03-02 11:17
광명시 하안동 하안주공 1, 2단지 아파트 모습. [헤럴드경제DB]

“철산 주공 아파트 단지 재건축이 완료되고 나면, 그 다음은 우리 차례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앞으로 10년은 훨씬 더 걸릴 것 같아요. 바로 옆에서 7만호 공급이 겹친다는 데 아무래도 더 늦어진다고 봐야죠.”(하안주공1단지 아파트 소유주)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4일 경기도 광명·시흥지구를 6번째 3기 신도시로 선정했다. 광명시 광명동, 옥길동, 시흥시 과림동 일대로 약 1271만㎡에 7만가구가 들어선다. 3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다.

이같은 공급계획이 발표되자 광명시 내 다른 지역은 충격에 빠졌다. 그 중에서도 1989년(1차~4차), 1990년(5차~12차)에 준공돼 재건축 연한을 채운 하안주공아파트 단지들이 특히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곳은 총 2만192가구에 이르는 대단지다.

철산역(7호선) 쪽에 인접한 철산주공아파트 재건축과 광명뉴타운 재개발은 입주하는 곳도 있고, 이주·철거작업이 한창인 반면, 하안동 주공아파트는 아직까지 본격적인 사업 추진이 시작되지 않았다. ‘재건축 일정이 더 밀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까닭이다.

현재 하안동의 분위기는 ‘매수문의 감소·전세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최근 찾아간 하안주공2차 인근의 A공인 대표는 “고객 한명이 여기 아파트를 팔고 다른 동네로 이사가려 하는데, 무조건 먼저 매도하고 그 다음에 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광명시흥 신도시 대책 발표로 하안주공은 매수하려는 이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집을 못팔아 새로 들어가려는 집 계약금을 날릴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신 연말부터 쌓인 전세매물은 차례로 빠질 것 같다”며 “소위 말하는 로얄동 로얄호 매물도 있어서 빨리 (계약)할수록 골라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B공인 대표는 “작년에 이곳 아파트의 손바뀜이 많았다”며 “ 10년 뒤에는 재건축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들어온 투자자도 꽤 되는데 광명시흥 신도시 발표로 걱정이 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철산주공은 대부분 5층짜리 저층이어서 재건축 사업성이 좋았지만 15층인 하안주공은 같은 조건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교통 여건이 좋아질 것이므로 호재가 없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한 주민은 “단기 악재, 장기 호재 아니겠느냐”며 “여기는 행정구역상 경기도이지만 서울과 가까워 재건축은 반드시 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택지지구 발표와 동시에 교통대책을 함께 내놨다. 서울 도심까지 20분대 접근이 가능하도록 철도 중심의 대중교통 체계를 구축해 여의도까지 20분, 서울역까지 25분, 강남역까지 45분내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성원 국토부 1차관도 지난달 “지하철 1·2·7호선과 신안선선, 제2경인선, GTX-B 등 6개 노선이 광명·시흥에 붙는다”며 “도로에 집중된 교통 수요가 6개 철도망이 완비되면 분산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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