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성과급만 18.6억 ‘돈방석’...KB 윤종규, 금융지주 ‘연봉 킹’
뉴스종합| 2021-03-08 11:34
(왼쪽부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3년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 26억6000만원의 보수를 챙기며 연봉킹에 올랐다. 2019년 15억9000만원이던 연봉은 1년 새 10억7000만원이나 뛰며, 빅 3 금융지주사 최고 연봉자 자리에 앉히게 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신한·하나 등 빅 3 금융지주들은 지배구조연차보고서를 내고 임직원의 보수 체계를 밝혔다. 그 결과 빅3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많은 보수액을 가져간 이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으로 나타났다.

그간 지주사 회장 가운데 가장 연봉이 많았던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26억3000만원으로 윤 회장보다 3000만원 낮은 보수를 받았다. 2019년에는 그보다 1억4000만원 적은 24억9000만원을 받아간 바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2020년 13억원을 받아 2019년과 연봉이 같았다.

윤 회장이 연봉킹 자리에 오른 것은 성과금이 크게 오른 덕이다. KB금융지주는 공시를 통해 2019년 7억9000만원의 성과금을 받아갔던 윤 회장이 지난해에는 두 배 이상인 18억6000만원을 챙겨갔다고 말했다. 지난해 3조4552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함과 동시에 1등 금융지주사 자리를 다시 찾은 데 대한 보상으로 풀이된다. 또 6년째 임기를 이어가며 누적된 장기 성과금이 이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는 임원들의 평균 보수도 크게 늘었다. 미등기임원 1인당 평균 연봉은 2019년 3억8200만원에서 지난해 4억9000만원으로 1억1000만원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임원을 제외한 직원들의 연봉은 2020년 1억3300만원으로 전년과 동일해, 사상 최대 성과에 따른 연봉 인상은 임원급 이상에게만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공시에는 임직원 평균 보수가 1억6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400만원(9.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임원을 제외하자 전년과 연봉 수준이 동일한 것으로 집계됐다.

조용병 회장의 연봉이 동결됐던 신한금융지주는 임원진의 연봉 상승폭보다 직원 1인당 평균 보수 상승률이 높았다. 신한의 미등기 임원 평균 연봉은 2019년 3억원에서 2020년 3억1700만원으로 5.6% 상승이 공시됐으나, 임원을 제외한 직원들은 이 기간 1억2500만원에서 1억3400만원으로 7.2%가 올랐다.

하나금융은 김정태 회장과 사외 이사나 비상임 임원의 1인당 평균 연봉을 제외하곤 임직원의 평균 연봉이 일제히 감소했다. 미등기 임원 평균 연봉은 2019년 2억600만원에서 1억5400만원으로 줄었고,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도 1억2400만원에서 1억1500만원으로 감소했다.

임원 이상급의 성과금 잔치를 통한 고연봉은 금융위원회가 은행권의 배당성향을 순이익의 20%로 자제할 것을 권고하면서, 주주 몫의 이익이 줄어든 터라 논란이 될 전망이다.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자회사인 은행은 상장하지 않고, 지주사 형태로 상장했기 때문에 20% 배당성향 룰은 사실상 지주사 투자자들의 수익 감소로 이어졌다.

실제 KB금융지주는 2020년 순이익의 20%를 배당하면서, 배당총액 6897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를 2019년 배당성향 26%로 맞출 경우 8984억원으로, 총 2000억원이 넘는 배당 총액 축소가 나타났다. 하나금융지주도 전년 26%의 배당성향 시 6856억원의 배당 총액이 예상됐으나, 20%룰을 지키며 5394억원의 배당 총액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의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한 신한금융은 22.7%의 배당성향을 기록한 바 있다.

성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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