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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확대 명운걸었던 변창흠 사의…2·4대책 타격 불가피[부동산360]
부동산| 2021-03-12 18:06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2·4 공급대책의 기초작업을 마무리하는 대로 장관직을 내려놓게 된다. 2·4 대책은 변 장관이 학자, 공공 디벨로퍼 등의 경험을 토대로 만든 ‘변창흠표 대책’이었던 만큼 향후 추진 과정에서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사의를 표명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국토발전전시관에서 퇴근하고 있다. [연합]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2일 브리핑을 통해 변 장관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29일 국토부 장관으로 취임해 장관직을 수행한 지 74일 만에 내린 결정이다. 최근 LH 일부 직원들이 광명 시흥 등 3기 신도시와 그 주변부 토지를 신도시 지정 전에 사들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LH 사장 출신인 변 장관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변 장관의 사의 표명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2·4 대책의 차질없는 추진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변 장관 주도로 추진한 공공주도형 공급대책과 관련된 입법의 기초작업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사실상 변 장관의 사의를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 수석은 변 장관이 마무리해야 할 기초작업에 대해 “여러분이 아시는 대로 공급대책 관련한 입법 작업이 진행 중이고 일정이 대체로 공개되어 있다”면서 “아마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시점까지의 적절한 시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당정은 2·4 대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관련 입법을 이달 내 국회에서 일괄 처리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2·4 대책을 위해 개정이 필요한 법안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공공주택특별법,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 특별법, 빈집 및 소규모 주택 정비 특례법 등이다.

하지만, 입법 작업은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으로 표류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야는 주요 공급 주체인 LH의 신뢰성 회복이 먼저라는 데 어느 정도 공감대를 갖고 있다. 공직자나 공공기관 직원이 내부 정보를 활용해 투기하면 처벌 강도를 높이는 내용의 일명 ‘LH 투기방지법안’도 연일 쏟아지고 있다. 일단 국회는 오는 24일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앞둔 상황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변 장관의 사의를 시한부로 수용한 것이며 여러 공급 일정을 감안하면 4월 재보선 쯤 후임 인사가 날 것 같다”고 전했다.

변 장관이 기초작업은 마무리하고 떠난다고 하더라도, 2·4 대책은 당초 계획대로 추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2·4 대책은 LH와 같은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사업 등을 통해 전국에 83만6000가구를 공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변 장관이 오랜 현장 경험을 토대로 설계한 정책인데, 그가 빠지고 본 궤도대로 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정책의 주축 격인 LH가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으면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 등에서 민간의 호응이 떨어질 수 있다. 가뜩이나 2·4 대책은 대책 발표일 이후 부동산을 취득하면 ‘현금청산’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재산권 침해 논란에 휘말린 상황이기도 하다. 변 장관의 부재와 함께 세부적인 방식, 물량 등 어떤 형태로든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LH 직원의 땅 투기 사건으로 난감한 상황이 됐다”면서 “2·4 대책이 차질 없이 추진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국민께 사죄하는 길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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