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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펜트하우스 금배지 바꿔달라” 결국 돌아온 답변이…
뉴스종합| 2021-03-29 18:57
드라마 펜트하우스2에서 극중 국회의원으로 등장하는 이규진(봉태규)역. 옷에 국회의원 배지가 달려있다. [SBS 펜트하우스2 방송화면 캡처]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2’ 제작진에게 “극 중 국회의원 배지를 바꿔달라”고 요구한 현직 의원의 공개서한에, 제작진 측이 “교체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호 무소속 의원(전북 남원·임실·순창)은 29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제작진에게) 간접적으로 반응을 전달받았다”며 “공개서한을 보낸 시점에, 의원으로 출연한 봉태규씨의 촬영이 거의 다 끝나 배지 교체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들었다”고 언급했다.

펜트하우스2는 총 13부작으로, 종영을 한 주 밖에 남기지 않은 상황이다.

이 의원은 앞서 지난 19일 펜트하우스2 제작진에게 극 중 국회의원으로 나오는 이규진 역(봉태규)의 국회의원 배지를 바꿔달라고 공개서한을 보냈다. 너무 현실적이어서 정치 불신이 심화될까 우려된다는 것이 이유다.

이 의원은 공개서한에서 “(드라마 속)이규진 국회의원이 단식농성을 하다 거짓으로 기절해 천막으로 들어가 진수성찬을 먹고, 국회의원이 돼 집 값이 올랐다 말하는 장면 등을 보았다”며 “현실 속 국회의원으로서 보기 민망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신랄한 풍자의 수준을 지나 ‘조롱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 아닌가 싶다”며 “우리 정치가 국민의 눈살을 지푸리게하고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은 정치권이 자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이 의원은 “어떻게 구했는지 궁금해질 정도로 제가 갖고있는 배지와 너무도 똑같았다”며 “디테일한 부분까지 현실과 똑같지 않아도 드라마가 의도한 효과는 잘 거둘수 있을 테니 이규진의 배지만이라도 바꿔달아 달라”고 말했다.

이용호 국회의원
펜트하우스2 포스터 [SBS 펜트하우스 홈페이지]

공개서한 소식이 전해진 뒤, 이 의원은 의도와 달리 여론의 악플 역풍을 맞았다.

누리꾼들은 “배지 바꿀 생각을 하지말고 국회의원들이 바뀔 생각을 해라”, “표현의 자유 침해다”, “드라마를 드라마로 봐야지 과한 반응이다”, “이름을 알리려는 노이즈 마케팅인가”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이같은 여론의 싸늘한 반응에 이 의원은 자성의 계기가 됐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 의원은 “드라마를 너무 다큐멘터리로 인식했다. 표현의 자유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데 더 신중했어야 했다”며 “국민들이 국회의원을 어떻게 보는지 절실히 느꼈고 책임과 함께 자성의 시간을 갖는 계기가 됐다”고 언급했다.

한편, 펜트하우스2는 지난 27일 방영된 12회에서 이번 시즌 최대 시청률인 29.2%를 기록했다. 종영까지 1회를 앞둔 상태로 시즌3도 제작할 예정이다.

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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