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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이 달러화 무너뜨릴까[인더머니]
뉴스종합| 2021-04-03 11:12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결제가 가능해지고, NFT(대체불가능한 토큰)로 미술작품을 소유할 수 있다. 여기에 페이스북도 리브라와 같은 글로벌 결제수단 개발을 발표하는 등 지급과 결제의 패러다임이 가상자산 시장의 활성화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에 달러 중심 국제금융시스템이 흔들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 지급수단이 국제 무역 및 금융거래에 주요 결제 수단으로 자리잡을 경우, 미 달러화의 기축통화로서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 주도로 세계전자화폐 SHC(Synthethic hegemonic currency)를 내놓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 변화의 속도는 더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3일 한국금융연구원의 ‘새로운 지급수단 출현과 결제방식의 변화가 국제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 금융조사리포트는 최근 비트코인 등 다양한 가상 자산의 발행·유통 및 거래량 증가가 전통적 지급수단을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각국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CD)를 발행하고 이를 국제거래에서 사용한다는 것은 현재의 법정화폐를 국제거래에서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의미를 가진다”면서 “차세대 기축통화 논의를 앞당길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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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가격 변동성이 가치저장 수단으로서의 화폐 기능을 줄였던 비트코인이나, 1코인에 1달러를 담보해 교환의 매개 기능이 제한적이었던 테더 등 스테이블 코인과 달리 페이스북이 추진하는 리브라에서 지급결제 수단으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리브라가 주요국 법정화폐와 일대일로 연동돼 안정적인 데다가, 국경을 넘어 디지털 영역에서 넓게 활동하기 때문에 제로에 가까운 비용으로 국제 송금을 통한 국제적 사용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IMF가 각국 CBCD를 결합해 만드는 SHC도 예상보다 빠르게 차세대 기축통화로 논의될 수 있다고 봤다.

SHC를 주장한 2019년 영란은행 총재였던 마크 카니(Mark Carney)는 “전세계 무역의 10%, GDP의 약 15%만을 차지하는 미국 달러화가 국제무역 결제의 약 40%, 글로벌 증권 발행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면서 미국과 경제적 연계가 별로 없는 국가들도 달러화를 과도하게 보유한다”며 “이는 전세계 과잉저축과 저성장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각국에서 달러화의 위치는 조정되고 있다. IMF에 따르면, 2020년 2분기 기준 글로벌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에서 미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61.3%로 2016년 4분기 65.4%에서 4%p(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유로화는 같은 기간 19.1%에서 20.3%로 소폭 상승하고, 엔화 비중도 4.0%에서 5.7%로 높아졌다.

특히 러시아는 2010년 이후 달러화 표시 자산을 꾸준히 축소해 2010년 1800억 달러에 근접했던 달러화 표시 자산은 2019년 기준으론 100억 달러 수준으로 축소됐다. 중국도 2010년 1조6000억 달러 이상 미국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나 현재는 1조5000억 달러 수준으로 줄였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이후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회의적 시각 및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과도한 유동성 공급에 따른 우려 등으로 달러화 자산 축소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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