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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DS투자증권 인수 배경은…종금과 시너지 기대
뉴스종합| 2021-04-09 11:36

우리금융지주가 DS투자증권 인수를 추진하는 데는 증권업의 호황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증권사 매물이 희귀해진 상황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014년 민영화 과정에서 증권사를 매각한 바 있어, 재차 증권사를 품겠다는 갈망이 크다.

지난 2008년 설립된 DS투자증권(전 토러스투자증권)은 창사 직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고, 수년째 부침을 거듭하다 2018년 처음 매물로 나왔다. 이후 현재의 모기업인 DS네트웍스가 회사를 인수해 2년여간 재도약을 준비해 왔다.

당시 DS네트웍스는 부동산 투자 등 IB(투자은행)에 특화된 증권사로 DS투자증권을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DS네트웍스는 부산 해운대 신시가지, 서울 마곡지구 개발 프로젝트 등을 수행한 국내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디벨로퍼) 중 하나다.

하지만 인수 후 현재까지 부동산과 금융 사업을 융합하는 수익모델 안착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거세게 불어닥친 이른바 ‘동학개미’ 열풍에 증권업황 기대감이 지속 상승하자, DS네트웍스로서도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질 타이밍을 판단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DS투자증권이 최근 공시한 지난해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DS투자증권은 영업수익으로 619억원, 영업이익 120억원, 당기순이익 86억원을 거둬들였다. 이는 전년도와 비교해 각각 172%, 400%, 310% 가량 급등한 규모다. 다만 지난해 실적은 작년 3월 모회사로부터 흡수·분할합병한 DS네트웍스자산운용을 신규 종속회사로 포함한 실적이다.

대주주가 기대하는 DS투자증권 몸값은 1200억원대로 추정된다. 우리금융지주는 시장에 중소형 증권사 매물이 귀해진 상황에서 DS투자증권이 매각 움직임을 보이자 적극적인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금융지주는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우리종금)을 중심에 두고 인수 구조를 설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 내부 조직을 주축으로 지주가 인수한 증권사를 우리종금과 합병하거나, 우리종금이 직접 인수에 나서 증권사를 자회사로 두다가 향후 합병하는 방안 등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금융업계에서는 국내 유일의 종금 면허를 보유한 우리종금이 증권사를 품게 된다면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투자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종금사는 발행어음을 통한 수신(예금) 업무가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어, 자기자본이 4조원을 넘어야만 발행어음을 통해 수신이 가능한 증권사에 비해 조달 부문에서 큰 강점을 지닌다”면서 “앞서 메리츠증권(전 메리츠종금증권)이 종금 면허로 수월한 영업실적을 보였던 전례를 본다면 증권사 인수를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이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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