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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김수현의 예언처럼 與 새 아파트 전쟁에서 대패했다
뉴스종합| 2021-04-10 09:02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다가구·다세대 주택이 재개발되어 아파트로 바뀌면 투표성향도 확 달라진다. 한때 야당(현 민주당)의 아성이였던 곳들이 여당(현 국민의힘)의 표밭이 된 것에는 그런 이유가 있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을, 또 문재인 정부에서 정책실장까지 역임하며 두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밑그림을 그렸던 김수현 전 정책실장이 2011년 쓴 ‘부동산은 끝났다’라는 책에 나오는 문장이다.

8일 오전 서울 진관동주민센터 관계자들이 은평뉴타운 벚꽃길 주변에 붙어 있던 선거벽보를 제거하고 있다. [연합]

대선과 총선에서 왼쪽 성향의 민주당이 연이어 승리하며 잠시나마 희미해졌던 그의 분석이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오른쪽 성향의 국민의힘 대승으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장위3동에서 오세훈 시장은 59.4%의 득표로 37.3%의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크게 앞섰다. 오 시장의 득표율은 성북구와 서울시 전체 득표율보다 높고, 반대로 박 후보에게는 평균에도 못미치는 숫자다.

장위3동은 ‘장위뉴타운’ 사업이 마무리되면서 레미안, 대명루첸, 하늘채 등 대형 아파트 단지들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새롭게 들어선 곳이다. 또 장위4구역 등도 공사에 들어가면서 지금도 단독·연립들이 대형 아파트 단지로 속속 변하고 있다.

이 곳은 재개발 공사가 한참이던 3년 전 서울시장 선거때만해도 여당인 민주당 박원순 후보가 49.5%의 득표율로 두 야당 후보 득표율 합계 45.8%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던 곳이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7일 서울 성북구 돌곶이로 장위뉴타운 11구역을 현장방문하고 있다. [연합]

또 다른 뉴타운 지역인 왕십리도선동도 마찬가지다. 지난 총선에서 여당 후보에게 51%의 표를 몰아줬지만, 이번에는 야당 후보인 오세훈 시장이 60.6% 득표에 성공했다. 왕십리도선동은 텐즈힐과 센트라스 등 뉴타운 사업으로 완성된 새 아파트들이 대거 들어선 지역이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마래푸)의 표심도 비슷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마래푸가 속한 아현동은 오 시장이 2위 박 후보 33.3%의 2배에 가까운 63.2%의 표를 선물했다. 여당이 싹쓸이했던 지난 총선에서도 마래푸 주민들이 투표한 아현동5·6투표소 선거당일 표심은 야당에게 우세했다.

강동구에서도 이전 여당 색채가 강했던 강일동, 고덕동도 야당, 즉 보수 색채가 강해졌다. 2010년부터 롯데캐슬베네루체, 레미안 등 수천 가구 규모의 대단지가 재건축과 신규 택지 개발을 통해 속속 들어서며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오 시장이 60%가 넘는 득표를 올렸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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