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중순 이후 속절 없이 하락
금리 상승세 꺾였는데 힘 못써
올해 미국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SPAC) 광풍이 계속되고 있지만 정작 스팩 상장지수펀드(ETF)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가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 상장된 스팩 ETF는 총 3개로 디파이언스 넥스트 젠 스팩 디라이브드 ETF(Defiance Next Gen SPAC Derived ETF·SPAK), 스팩 앤 뉴 이슈 ETF(SPAC and New Issue ETF·SPCX), Morgan Creek-Exos SPAC Originated ETF(모건 크릭 엑소스 스팩 오리지네이티드 ETF·SPXZ) 등이다.
SPAK은 지난해 10월 상장된 ETF로 순자산의 80% 이상을 드래프트킹, 오픈도어 등 211개의 스팩 및 스팩 파생 기업에 투자한다. 현재 7100만달러를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시장에 진입한 SPCX는 스타보드 밸류 등 83개의 스팩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현재까지 1억4500만달러의 자금을 모았다. 이는 세 ETF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SPXZ는 지난 1월 거래를 시작한 ETF로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한 기업에 3분의 2를, 합병이 확정되지 않은 스팩에 3분의1을 투자한다. 운용 금액은 3100만달러로 이들 가운데 가장 낮다. 어댑트헬스, 드래프트킹 등 97개의 종목이 편입돼 있다.
올해 미국의 스팩 열풍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 상장된 스팩은 300여 개로 약 1000억달러를 끌어들였다. 이는 지난해의 규모(248건·834억달러)를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그러나 이같은 스팩 열풍 속에서도 정작 ETF 스팩은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들의 수익률은 지난 2월 중순까지 고공행진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SPAK의 수익률은 고점을 찍었던 2월 중순에 비해 23.4%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SPXZ도 같은 기간 21.9% 급락했고, SPCX도 10.2% 떨어졌다. 이 같은 배경엔 미국 국채금리 상승 압박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금리 상승세가 꺽인 이후 미국 증시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스팩 ETF는 여전히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지나친 스팩 광풍에 대한 우려가 일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팩주가 과열 조짐을 보이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스팩 거래에 대해 IPO와 동일한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