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팬데믹에도 美 CEO 연봉 급등
뉴스종합| 2021-04-12 11:45

미국에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해 경기 침체로 이어졌지만, 주요 기업들 최고경영자(CEO)의 연봉은 오히려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를 이유로 회사 수익이 크게 줄거나 손실이 커진 상황에서 CEO들이 앞다퉈 연봉을 올리자 투자자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미국의 300여개 주요 기업 CEO 연봉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이들의 평균 연봉이 1370만달러(약 153억원)에 달했다면서 이는 전년 1280만달러와 비교해 약 90만달러(약 10억원) 오른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CEO들이 연봉 삭감에 나서기도 했지만, 그 효과는 미미했다고 덧붙였다.

WSJ는 미 뉴욕증시의 주요지수가 반등하면서 CEO들의 실수령액이 더 커졌다고 덧붙였다. 대다수 CEO들은 급여 일부로 자사주 주식을 받는데, 주가가 오르면서 수익이 급등했다는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322명의 CEO 중 206명의 급여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봉이 오른 CEO의 평균 인상률은 15%에 달했다.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기업들의 CEO 연봉 또한 오른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수익이 80% 감소해 40억달러(약 4조4840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크루즈업체 노르웨이안 크루즈라인홀딩스의 CEO 프랭크 델리오의 연봉은 3640만달러(약 408억원)로 오히려 2배 뛰었다.

이 회사 대변인은 CEO의 연봉 인상과 관련해 능력에 대한 보상 차원이라면서 “회사 경영팀은 비용을 줄이고, 현금 보유를 늘리며 자산 가치를 높이기 위해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음식 케이터링업체 아라마크의 CEO 존 질머는 10% 수준이던 인센티브를 40%까지 올리는 등 임금·인센티브 지급체계를 바꿔 애초 지난해 약 1100만달러(약 123억원)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총 2710만달러(약 303억원)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글래스루이스의 줄리안 하무드 이사는 “이런 식으로 CEO 연봉을 올리면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면서 “코로나19를 이유로 임금 지급체계에 변화가 있다는 발표가 있으면 투자자들은 불쾌해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김수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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