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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천 계양구청장 땅 의문 ‘증폭’…캠코 “본인이 먼저 매수 요청”
뉴스종합| 2021-04-19 10:43
박형우 인천 계양구청장. [연합]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박형우 인천 계양구청장이 투기 의혹이 제기된 관내 토지에 대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매입 요청이 있었다’는 해명과 관련해 의문이 더해지고 있다. 캠코가 ‘박 구청장의 매수 신청이 먼저 있었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면서다. 박 구청장이 매수한 이후 인근 도시개발사업이 진척되면서 이번 의혹이 단순 ‘오비이락’에 그칠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19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캠코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와 토지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지난해 4월 인천 계양구 효성동 소재 국유지 도로·구거 2필지(19㎡)를 2717만원에 사들였다. 박 구청장은 이 필지들과 바로 붙어 있는 대지·전 4필지(679㎡)도 보유하고 있다.

캠코는 2019년 1월 해당 필지들을 수탁받은 뒤 1년3개월간 보유하고 있다. 캠코는 박 구청장에게 땅을 매각한 경위를 묻는 강 의원의 질의에 “국유재산(해당 필지)과 인접한 사유지 소유자(박 구청장)로부터 2020년 3월 5일 매수 신청이 있어 매각하게 됐다”며 “소유자에게 매입을 부탁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이는 박 구청장의 앞선 해명과는 온도 차가 있다. 박 구청장은 지난달 공직자 재산 공개 이후 투기 의혹이 일자 한 언론에 “자투리땅으로 아무도 활용을 못해 캠코가 매입을 의뢰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다만, 박 구청장 측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본인이) 문의를 하고 그쪽(캠코)에서 검토 후에 필요 없는 국유지라고 판단해 매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형우 인천 계양구청장이 보유하고 있는 인천 계양구 효성동 소재 토지. 박 구청장은 기존에 보유하던 토지에 맞닿은 19㎡ 자투리땅을 지난해 추가 매입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부동산정보 포털사이트 ‘씨리얼’ 캡처]

공교롭게도 박 구청장이 땅 매입 신청에 나선 직후부터 15년간 난항을 겪던 인근의 효성 도시개발사업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는 2020년 3월 12일 효성 도시개발사업을 사업인정 의제로 상정해 심의·의결했고, 같은 해 5월 인천시가 개발계획 변경과 실시계획 인가를 내줬다. 내년 상반기에는 분양을 시작해 2025년 하반기에 준공이 완료될 전망이다.

효성구역 개발사업이 정상화되면서 박 구청장이 소유한 토지 가치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구청장이 기존에 갖고 있던 4필지는 2019년 공시지가가 평균 2.9% 올랐지만 2020년에는 상승폭이 4.9%로 확대됐다. 이를 고려하면 박 구청장이 보유한 6필지의 전체 가액은 현재 8억5000만원에서 9억원대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박 구청장 측은 “조부모님 때부터 평생 살던 집터에 붙어 있는 19㎡짜리 자투리땅을 산 것이고, 신도시 개발 등 투기 의혹과는 전혀 관련 없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경찰청 부동산투기사범 특별수사대는 지난 18일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전 인천시의원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2017년 8월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으로 재직하며 알게 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인천 한들도시개발사업 예정지 토지를 사들여 수십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혐의를 받고 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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