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車·반도체 ‘일자리 엑소더스’
뉴스종합| 2021-04-19 11:37

국내 완성차업체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줄줄이 가동을 중단한 가운데 지난해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에서 2만여 개의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갔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등이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 유치에 나서면서 이 같은 해외 유출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제조업 해외직접투자(ODI)와 외국인직접투자(FDI) 통계를 바탕으로 직간접 일자리 유발 효과를 추정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업종에서 1만4458명에 달하는 직간접 일자리가 해외로 유출됐다. 반도체 업종에서는 4905명의 일자리가 빠져나간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 2011년 자동차(7725명), 반도체(505명) 업종의 일자리 유출 규모에 비해 각각 87.2%, 871.3% 증가한 수치다.

한경연은 경직된 노동환경이 국내 투자와 고용의 발목을 잡으면서 자동차 등 취업유발 효과가 상대적으로 높은 업종의 일자리 유출이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자동차와 반도체 등 주요 업종에서 일자리 유출이 지속되면서 작년 한 해 전체 제조업에선 7만1935명의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간 것으로 한경연은 추산했다. 같은 기간 제조업의 직접투자 순유출액도 연간 7조5000억원에 달했고, 이로 인해 직간접 일자리가 매년 평균 4만9000개씩 일자리가 빠져나간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일자리 유출은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 투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해외 투자가 크게 증가해 발생한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 고용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기업들이 오히려 해외에 설비를 증설하는 등 국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해 반도체 업종의 직접투자 순유출액은 2조5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자동차 업종 역시 1조8000억원에 달했다. 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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