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글로벌인사이트] 코로나19 백신과 러시아
뉴스종합| 2021-05-10 11:31

러시아 정부가 세계 최초로 승인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의 예방 효과가 91.6%이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임상 3상 결과가 올해 2월 국제 의학학술지 ‘랜싯(Lancet)’에 게재됐다.

스푸트니크V는 러시아 가말레야(Gamaleya)연구소가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 지원을 받아 개발한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이다. 자국에서 임상 1, 2상만 진행하고 긴급사용을 승인해 안전성 논란이 있었지만 무난한 임상 3상 결과를 보이면서 주목받고 있다. 4월 22일 기준, 61개국이 정식 혹은 긴급사용 승인을 한 상태다.

또한 지난 3월 4일 유럽의약품청(EMA)이 스푸트니크V 사용 허가를 위한 동반 심사에 착수했고, WHO도 스푸트니크V의 긴급사용 승인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이다. 아울러 5월께 인도 등에서 진행 중인 스푸트니크V의 사후 임상(4상)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상반기 중 EMA와 WHO의 긍정적인 검토 결과가 나온다면 스푸트니크V는 글로벌화에 성공하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자국 내 임상 2상을 완료해 공식 접종이 진행되고 있는 ‘에피박 코로나’ 외에도 ‘코비박’(4월 공급 시작), ‘스푸트니크 라이트’(5월 승인 예정)도 있다.

러시아 정부는 올여름까지 백신 접종을 통해 전 국민의 60%인 약 6,800만명에 달하는 집단면역을 형성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최근 4월에는 3만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33%의 응답자가 ‘접종 예정’, 33% ‘접종 완료’, 33% ‘계획 없음’이라고 답했는데, 이는 1월에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와 비교(57% 접종 예정)해 다소 상승한 수치다.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코로나 백신 접종 소식 및 자국에서 접종한 380만명의 접종 35일 이후 예방률 ‘97.6%’라는 RDIF의 발표 등으로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러시아가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넘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첫째로 백신 생산 및 공급이 아직은 충분치 않다. 지역별 백신 접종률 편차가 있다. 이러한 공급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러시아 RDIF에서는 한국을 포함해 11개국(4월 22일 기준)에서의 위탁생산(CMO)을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섰다.

둘째로 아데노바이러스 플랫폼을 이용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및 얀센 백신에서 희귀 혈전증이 발생해 스푸트니크V도 이러한 증상 및 기타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있다, 이에 가말레야 연구소는 백신 정제 과정의 문제일 수 있다며, 자신들은 4단계 절차를 거쳐 품질과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필요하면 이러한 노하우를 공유하겠다고 밝히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러시아 소비자감독청은 4월 19일자로 지역별 집단면역률 현황을 발표했다. 아스트라한주 51.6%, 모스크바시 40.6%, 모스크바주 44%, 상트페테르부르크시 27.4%, 튜멘주 9.5% 등이다. 이 정도의 추세라면 여름 중 집단면역을 형성한다는 정부의 계획이 불가능해 보이지만은 않아 보인다.

신정렬 코트라 모스크바무역관 과장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