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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신간 ‘다이얼로그’…밀라노·베네치아, 이탈리아 전시 기획의 정수를 찾다
라이프| 2021-05-11 17:01

[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요즘 SNS를 뒤덮는 이미지 가운데 하나는 전시 인증샷이다. 보통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빨리 보여 주고픈 마음이 앞서서인지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인증 문화’에 깊이 빠져 있다.

진정한 감상은 뒷전이고 사진으로 공유하기 바쁘다. 전시의 본질은 무엇이고 왜 어떻게 무엇을 담고 있는 지에 대한 사유는 찾기 힘들다.

전시와 도시 사이의 이야기를 담은 '다이얼로그'. [제공=효형출판]

〈다이얼로그(효형출판, 유영이 지음)〉의 저자는 이 답을 찾아 유럽을 누볐다. 이탈리아 음식의 정수를 다룬 ‘잇탈리’, 독일의 철학적 사유가 묻어 나는 ‘바우하우스’, 2015 밀라노 엑스포 한국관 프로젝트 등 저자의 경험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전시의 본질을 보여 주고 역사와 시간을 거슬러 근원을 들춰낸다. 미래가 품고 지향해야 할 방향은 어디인지 쉽고 친절하게 풀어 주고 있다.

밀라노의 중심인 아케이드 상가 내부. 이곳에서도 도시를 품은 전시의 이야기가 펼쳐진다.[제공=효형출판]
도시 곳곳에 자리잡은 전시. 베네치아 건축 비엔날레를 위해 만들어진 조형물. [제공=효형출판]

‘외전’이란 의미의 ‘푸오리 살로네’로 시선을 끄는 이탈리아의 박람회 이야기. 과연 전시 공간의 경계란 어디까지일까. 전시를 기획하고 관람객들을 위한 공간을 고민하는 그 뒷이야기가 흥미롭게 진행된다. 도시 공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전시를 기획하고 그 콘텐츠를 공유하고 즐기고자 하는 이에게 이 책은 훌륭한 동반자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이 책은 전시장의 시시콜콜한 실용을 담고 있거나 세세한 작품 세계를 설명해 주지 않는다. 한 마디로 ‘전시란 무엇인가’란 화두에 파고들어 무겁지 않게 고리타분하지 않게 써 내려간 ‘전시 공간에 관한 에세이’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분명 가까운 곳곳에서 펼쳐지는 전시가 새롭게 다가 올 것이다.

보고 보이는 대화, 전시는 언제든 이야기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제 우리가 전시에게 말을 걸어 볼 차례다.

min365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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