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테이퍼링 아직”...美 연준, 인플레 공포에도 ‘요지부동’
뉴스종합| 2021-05-13 11:33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은 12일(현지시간) ‘이제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할 때인가’라는 질문에 “아직 아니다”라고 했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인 전년 동기 대비 4.2% 상승(전달 대비론 0.8% 상승)으로 나와 인플레이션 공포가 현실화하고, 상당수 전문가가 연준의 긴축 시계가 빨라질 걸로 관측한 상황인데 ‘요지부동’의 입장을 보인 것이다.

연준·경제매체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클라리다 부의장은 이날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화상 심포지엄에 나와 “4월 CPI가 전달 대비로 0.8% 상승한 걸 보여주는 정부 발표에 놀랐다”면서도 “경제활동을 재개하면서 총수요와 공급간 더 많은 불균형이 이어질 수 있고, 이는 우리와 외부 전망보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더 지속적인 상승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경제가 다시 열리면서 인플레이션에 일시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회성 가격 인상으로 물가 상승이 있을 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급 대비 수요 증가가 지속하고, 연준의 안정적인 2% 목표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상승이 이어지면 중앙은행은 조치를 취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2022년과 2023년에 우리의 2% 장기 목표로 돌아갈 걸로 예상한다”며 “이게 연준의 새로운 정책 프레임에 적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행간에선 고(高) 인플레이션보다 고용 시장 상황 개선이 정책 전환에 더 중요한 동인(動因)이라는 점이 읽혔다.

그는 “4월 고용 보고서의 세부사항을 살펴본 뒤 일자리 성장에 대한 즉각적인 전망을 우려하고 있다”며 “노동시장 단기 전망은 활동 전망보다 더 불확실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시장은 4월에 100만개 일자리가 추가될 걸로 봤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26만6000여개에 불과했던 점을 거론한 것이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지난 석달 동안 매달 약 50만명인 최근 급여 증가 속도로 볼 때, 고용을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데엔 2022년 8월까지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경제 지원을 위해 매달 1200억달러의 자산을 매입하고 기준금리를 0%에 가깝게 유지하고 있는데, 이 행보가 최소 내년 중반까진 이어질 거라는 점을 클라리다 부의장은 얘기한 것이다.

그는 “벤치마크(완전 고용과 안정적인 2% 평균 인플레이션)에 도달하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라고 했다. 언제 테이퍼링을 하는 게 적절할지 공식적인 논의를 시작하고 싶다는 힌트를 주진 않았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5월 중순에 여기에 앉아선 우리의 노동시장 목표 쪽으로 상당한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말하는 게 맞다”며 “현재는 상당한 양의 소음이 있다는 걸 인정할 필요가 있다. 판단을 하기 전에 더 많은 증거를 모으는 게 현명하고 적절할 것”이라고 했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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