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백신 스와프’ 한미 정상회담 선물 될까…백신 수급 기대감 ↑
뉴스종합| 2021-05-18 10:04

서울 동대문구체육관에 마련된 코로나 백신 접종센터에서 접종한 시민들이 이상반응 모니터링 구역에서 대기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해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백신 수급 상황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국내 백신 공급 계획이 대부분 하반기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상반기 내 백신을 도입할 수 있는 한미 ‘백신 스와프’는 백신 수급 상황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 국내 백신 상황이 점차 안정화되는 모습이다.

▶미국 “백신 해외 공급”…백신 스와프 수용?=조 바이든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에서 화이자, 모더나, 얀센 등 자국민 접종에 활용해온 3종의 백신 2000만회 접종분을 6월 말까지 다른 나라에 보내겠다고 발표했다. 이미 해외에 반출하겠다고 발표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6000만회분을 포함하면 6월 말까지 해외로 보내는 백신은 모두 8000만회분에 달한다.

이번 발표는 시기적으로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백신 지원을 협의해 온 와중에 이뤄진 점에서 주목된다. 한국은 지금까지 총 1억9200만회분(9900만명분)의 백신을 계약했지만 공급 시기가 주로 하반기에 몰려 있다. 이에 정부는 미국에서 여분의 백신을 공급받은 뒤 나중에 갚는 백신 스와프를 추진해 왔다. 따라서 바이든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오는 21일 워싱턴DC에서 갖는 첫 한미 정상회담을 나흘 앞두고 해외 지원 방침을 밝힌 것은 한미 간 백신 스와프 성사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 백신의 위탁생산 계약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렇게 되면 한미 정상회담이 백신 스와프는 물론 한국의 백신 양산 능력을 활용한 백신 허브화 등 양국 간 '백신 동맹'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미국은 그동안 수출통제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자국 내에서 생산한 화이자, 모더나, 얀센 등 백신에 대해 자국민 우선 접종 원칙을 들어 해외 공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국인 접종이 일정 수준에 도달했고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태다.

미국은 현재 접종 가능한 12세 이상 중 56%가 최소 1회 접종을 마쳤는데 전체 인구로 따지면 47%에 해당한다. 2회차 접종까지 모두 마친 비율은 전체 인구의 37%다. 이에 따라 한때 300만 회에 달하던 일일 접종 건수는 최근 200만 회로 떨어지고 하루 확진자 수도 1만 명 대로 낮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전 세계를 위한 백신의 무기고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전염병 대유행 종식이라는 노력에서 어디서든 이 백신을 공유하겠지만 다른 나라로부터 이익을 얻고자 백신을 사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Z·화이자 백신 수급 원활…1차 접종 재개=미국으로부터 백신 공급 가능성과 함께 국내 백신 수급 상황도 나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사와 개별 구매 계약한 백신 106만8000회분이 어제(17일)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공장에서 출고돼 각 위탁의료기관 등으로 배송됐다. 정부가 2분기에 도입하기로 한 직계약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총 723만회분으로 지난 14일 59만7000회분과 이번 물량을 포함해 총 166만5000회분의 도입이 완료됐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매주 수요일마다 일정량씩 공급되고 있다. 앞서 5일과 12일에 각각 43만6000회분, 43만8000회분이 들어왔고 19일에도 비슷한 물량이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부는 이달에만 화이자 백신 총 175만회분이 순차적으로 도입된다고 밝힌 바 있다.

상반기 도입 예정인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 백신 총 1832만회(916만명)분 가운데 전날까지 도착한 물량은 642만9000회(321만4500명)분으로 약 35.1%다. 국내 잔여 백신 물량은 16일 기준으로 아스트라제네카 161만6700회분, 화이자 71만9600회분 등 총 233만6300회분이다.

이렇게 백신 백신 수급에 숨통이 트이면서 정부는 다시 1차 접종을 재개한다. 우선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는 75세 이상 어르신과 노인시설 이용·입소·종사자에 대해서는 22일부터 1차 접종을 다시 시행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은 오는 27일부터 시작된다.

국내 백신 접종자는 18일 0시 기준 478만명이며 이 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207만명,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271만명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차 비축분을 1차 접종에 당겨 쓸 정도로 백신 수급이 불안했지만 지금은 백신이 원래 계획대로 잘 공급되고 있는 것 같다”며 “백신 스와프로 백신 공급이 더 원활해지면 접종 속도도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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