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호랑이 등에 탔다”는 이준석, TK·PK, 5060서도 선두[정치쫌!]
뉴스종합| 2021-05-31 20:02
30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이준석 당대표 후보가 정견을 밝히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제가 호랑이 등에 탔다. 이번 전당대회에 타고 보니까 호랑이 등이더라. 호랑이를 옳은 방향으로 이끌면 기성 정치인들의 패기 없음과 보신주의에 충분히 맞설 수 있다고 본다.”(이준석, 31일 KBS라디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도전하는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이 거침없는 고공행진 중이다. 예비경선을 1위로 통과한데 이어,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과 당원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영남지역, 50~60대 이상에서도 이 전 최고위원이 선두인 점이 눈에 띈다. 당원 표심이 70% 반영되는 본경선에서도 돌풍을 이어갈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31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따르면, 지난 28~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물은 결과 이 전 최고위원은 39.8%로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나경원 후보(17.0%)와는 무려 22.8%포인트 차이다. 이어 주호영 3.4%, 홍문표 3.2%, 조경태 2.4%로 뒤를 이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당심을 엿볼 수 있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더 큰 지지를 얻었다. ‘당심’과 ‘민심’ 사이에 괴리가 있을 것이란 당 안팎의 전망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해당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가운데 50.1%가 이 전 최고위원을 지지했으며, 나경원 29.5%, 주호영 5.2% 홍문표 2.8%, 조경태 2.4% 순이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지역별 결과도 마찬가지다. 이 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당원이 많은 대구·경북(TK) 지역에서 38.9%, 부산·울산·경남(PK) 지역에서 39.5%를 기록하며 각각의 지역에서 19.9%, 15.5%의 지지를 받은 나 전 의원을 20%포인트 안팎의 격차로 따돌렸다. 국민의힘 당원 가운데 영남지역 당원 비중은 50%로 추산된다.

50~60대 연령대에서도 이 전 위원을 지지하는 응답이 많았다. 2030 청년층뿐만 아니라 5060에서도 ‘변화’에 대한 열망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최고위원은 50대에서 35.6%, 60세 이상에서 41.0%의 지지를 얻어 각각 20.2%, 20.4%의 지지율을 기록한 나 후보를 제쳤다. 만 18~29세에서는 47.3%, 30대에서는 39.2%를 기록했다.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 PNR이 머니투데이·미래한국연구소 의뢰로 지난 29일 실시한 조사 결과 역시 비슷했다. 해당 조사에서 이 전 위원은 40.7%를 기록했으며, 나경원 19.5%, 주호영 7.2%, 홍문표 4.2%, 조경태 3.1%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이 전 위원 47.0%, 나경원 29.2%, 주호영 8.5%, 조경태 3.4%, 홍문표 2.1%로 집계됐다. TK에서는 이 전 최고위원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45.9%에 달했다. 60대 이상에서도 이 전 최고위원 37.6%, 나경원 25.6%, 주호영 9.5% 순이었다.

예비경선을 통과한 5명의 후보가 겨루는 본경선은 당원 70%, 일반 여론조사 30%가 반영된다. 또, 여론조사와 달리 당원 ‘투표’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의사표현을 하는 당원들의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이준석(왼쪽 사진부터)·나경원·주호영·홍문표·조경태 당대표 후보가 정견을 밝히고 있다. [연합]

때문에 당내 조직력이 강한 중진 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당장 내년 3월 대선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에서 ‘0선 30대 청년’ 당대표에 대한 불안감이 당원들 사이에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이미 밴드왜건 효과(편승효과, 1위 후보에 지지율이 더 쏠리는 현상)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관측도 있다. 예비경선 당시 김웅·김은혜 의원(초선)에게 나눠졌던 표심이 이 전 최고위원으로 흡수되며 사실상 ‘초선·청년 단일화’ 효과를 낼 것이라는 예측도 존재한다.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된 후 대구경북에 머물며 집중유세를 이어가고 있는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대구 같은 경우 이번에 많은 분들이 대구 출신 주호영 후보에게 몰표가 가지 않을까 이런 예측을 했었다”며 “사실 대구가 어느 곳보다도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 세대 교체에 대한 열망이 가장 큰 곳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구 표심이라는 것이 저한테 절대 불리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고, (본선) 결과도 그렇게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자신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서도 “반은 넘어섰다”고 내다봤다.

지난 28일 발표된 예비경선(컷오프) 결과 이 전 최고위원은 41%, 나경원 29%, 주호영 15%, 홍문표 5%, 조경태 4%의 종합득표율을 기록했다. 당원 대상 여론조사에서는 이 전 위원이 31%로 나 전 의원(32%)에게 뒤졌으나 격차는 근소했다.

앞서 언급한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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