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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인수전 ‘후끈’…베일 속 스토킹호스 자금력 의문 부호
뉴스종합| 2021-06-01 10:38
[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10곳 이상의 원매자가 몰리며 인수전 열기가 달아올랐다. 여행수요 정상화가 점쳐지며 매각 성사 기대감을 높이는 가운데, 현재 우위를 점하고 있는 이른바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예비인수자)’의 자금력이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적극적인 인수 의향을 보이는 입찰 기업들에 비해 체력이 부족한 예비인수자가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는 데 상당한 재무 부담을 느끼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이스타항공 예비입찰에서 하림그룹 계열사인 팬오션,쌍방울그룹 계열사 광림,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 10여 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원매자들은 오는 7일까지 예비실사를 진행한 뒤 14일 본입찰 참여 여부를 조율할 전망이다.

입찰에 참여한 하림은 팬오션을 통해 화물 운송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쌍방울은 특장차 전문업체인 광림 주도로 역시 그룹 계열사인 아이오케이, 미래산업과 컨소시엄을 결성해 입찰에 참여, 새로운 사업 기회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매각은 조건부 인수예정자가 존재하는 공개경쟁입찰 방식인 스토킹호스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지난달 이스타항공과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한 중견기업 존재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로서는 스토킹호스가 인수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이어지는 본입찰에서 스토킹호스가 제시한 인수금액보다 높은 가격이 제시되면 매각 측은 인수자를 변경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가계약을 한 예비인수자가 지역 기반의 중견기업으로 거론되는 만큼 자금력 부문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스토킹호스 방식은 연매출 2조원의 대기업 하림 등 자금 동원력이 강한 인수자가 유리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M&A를 통해 채권 변제가 이뤄져야 하는 상황에서 이번 인수전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항목은 ‘입찰금 규모’다. 이스타항공이 변제해야 할 체불임금과 퇴직금 등 공익채권은 700억원, 채권자들의 회생채권은 1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익채권은 탕감되지 않고 반드시 변제해야 하는 채권으로, 이를 우선 변제하고 회생채권을 최소화하는 조건으로 인수자를 받고 있어 매각가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인수 이후 회사 정상화를 위해 투입돼야 할 신규 운전자금도 고려돼야 한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이스타항공은 운항증명서(AOC) 재발급에 필요한 제반 비용 및 항공기 리스 등 수백억원대 자금 투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재섭 이스타항공 공동관리인은 “이미 예비인수자가 나타나면서 매각 자체는 성사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지만, 최종 변제율을 높일 수 있는 인수자를 찾는다는 방침으로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며 “예비인수자를 밝히지 않는 것은 인수후보자 사이에 사전 가격 협상 및 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을 차단하고 최대한 견실한 후보를 인수자로 유치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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