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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친문 색채 강화?…대선 레이스와 ‘열린민주 합당론’ [정치쫌!]
뉴스종합| 2021-06-19 10:31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용민 수석최고위원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논의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지난 총선 이후 선거 때마다 불거졌던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합당론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번에는 민주당 지도부에서 공개적으로 합당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여당이 ‘친문(친문재인)’ 색채를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용민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지난 1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하나가 되어 대선 경선을 치르고 국민이 승리하는 정권 재창출이라는 목표에 힘을 집결시키자”며 합당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대표적인 반개혁 인물이자 정치 검사였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현재 야권 유력 대선후보”라며 “국가가 국민을 짓눌렀던 과거와 결별하고, 불공정한 이해관계로 모인 세력들을 국민으로부터 단절시키기 위해 민주개혁의 힘을 다시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열린민주당은) 뿌리가 같은 정당”이라며 “문재인 정부 개혁의 완성을 똑같이 바라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열린민주당은 지난해 총선 과정에서 민주당출신 강성 친문인 정봉주 전 의원과 손혜원 전 의원 등의 주도로 창당됐다. 현재 당대표인 최강욱 대표도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다.

열린민주당은 조국 사태 등을 두고 중도 지향을 선택한 민주당을 비판하며 총선 당시 민주당과 거리를 두기도 했지만, 이후 주요 선거 때마다 합당 논의를 꺼내왔다. 지난 4ᆞ7 재보궐에서도 당시 김진애 후보가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며 범여권 단일화를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화학적 결합”을 강조하며 민주당과의 합당론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당시 민주당 후보 경선에 나섰던 우상호 의원도 지지층 결집을 이유로 ‘당대당 통합’에 긍정 신호를 보내며 합당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여권이 선거에서 참패하며 합당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바 있다.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에서 다시 합당론이 거론된 것도 같은 의도로 풀이된다. 정당 지지율뿐만 아니라 대선후보 지지율까지 야권에 모두 밀리는 상황에서 지지층 결집을 위해서는 ‘강성 친문’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를 의식한 듯 “무능한 중도주의나 나약한 보신주의로는 정권 재창출이 어렵다”고 당내 중도 지향 목소리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열린민주당을 향해서는 “민주당원으로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하기를 바란다. 하나가 돼 대선 경선을 치루고 국민이 승리하는 정권재창출 목표에 힘을 집결시키자”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적으로 합당 요구가 나왔지만, 상당수 민주당 의원들의 반응은 부정적인 상황이다. 당장 국민의힘이 30대 당대표를 선출하며 개혁하는 모습을 보이며 지지율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친문 끌어안기’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수도권 지역구 소속 민주당 중진 의원은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논의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안 됐던 데에는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중도 성향 유권자를 모아야 하는 상황인데 강성 친문에 호소하는 것은 오히려 중도층 이탈만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했다.

한 친문 성향 민주당 초선 의원 역시 “지지층 결집도 좋지만, 지금은 당이 쇄신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주는 것이 좋다는 게 상당수 의원들의 생각”이라며 “대선 경선을 앞두고 합당 논의가 전면에 나올 경우, 민생과 쇄신 이미지가 빛이 바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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