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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천만원으로 2천억원 부자됐다” 인생역전 40대 대박 사연
뉴스종합| 2021-06-25 18:31
이지훈 데브시스터즈 공동대표[데브시스터즈 제공]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8천만원 자본금으로 2000억 자산가로”

8000만원의 창업 자금으로 2000억원 자산가 반열에 오른 인물이 있다. 바로 게임업체 데브시스터즈의 이지훈(44)대표다.

6년간 적자에 시달리며 한때 상장폐지 위기까지 간 중소게임사 데브시스터즈가 모바일게임 ‘쿠키런:킹덤’으로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이 대표도 덩달아 부호가 됐다. 히트 게임으로 회사의 시가총액이 1조원까지 불어났다. 이 대표는 지분 20%를 보유, 주식으로만 약 2000억원 자산을 만들었다. 2007년 회사에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자본금 8000만원으로 게임사를 설립한 뒤 10여년 만이다.

8000만원 자본금으로 출발…'쿠키런 for kakao'로 코스닥 입성
데브시스터즈는 2013년 출시된 '쿠키런 for kakao'를 성공시키며 한해 600억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한다. [데브시스터즈 제공]

데브시스터즈의 전신은 이지훈 공동대표가 2007년에 설립한 '익스트라스탠다드'다. 이 대표는 프리챌과 NHN을 거친 뒤 2007년 직접 게임을 만들어보겠다며 창업의 길로 뛰어들었다. 당시 29살 자본금 8000만원으로 회사를 차렸다. 익스트라스탠드에서 두 차례 사명을 변경한 뒤 2010년 3월 데브시스터즈가 탄생한다.

데브시스터즈의 IP 쿠키런은 전신 ‘오븐브레이크’에서 시작됐다. 마녀에게 먹히지 않기 위해 탈출하는 쿠키 이야기를 기반으로 진행되는 게임이다. 2009년 당시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해외 20개국 앱스토어 무료 게임 인기순위 1위에 오르는 등 시장의 반응을 이끌었다. 창업 2년차에 당시 컴투스로부터 10억원 투자를 받기도 했다.

본격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2013년 ‘쿠키런 포카카오(for Kakao)’를 출시하면서부터다. 전신인 오븐브레이크와 오븐브레이크2를 거쳐 완성된 쿠키런은 카카오 플랫폼에 올라타며 국민 게임으로 등극했다.

당시 누적 다운로드 1800만건을 기록,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매출 3위권안을 유지하며 2013년 연간 매출 617억 원, 영업이익 256억 원을 달성했다.

이듬해 데브시스터즈 실적도 최고조에 달한다. 당시 거뒀던 연매출 695억원, 영업이익 330억원은 지금까지도 역대 최고 실적이다. 국내 흥행가도와 글로벌 사업 기대감을 얻고 2014년 코스닥 상장도 단번에 이뤄냈다. 데브시스터즈는 국내 1세대 모바일 게임사 대표 격으로 등극했다.

후속작 실패 …6년간 적자·상장폐지 위기도

성공도 오래 이어지지는 못했다. 쿠키런 for kakao 이후 출시한 후속작들이 줄줄이 흥행 실패의 고배를 마시면서다.

2016년 전작 쿠키런 이후 3년만에 ‘쿠키런 오븐 브레이크’를 선보였지만 전작 만큼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프로젝트명 쿠키런2로 불리며 게임업계와 유저들의 기대감을 한껏 모았지만 반응은 저조했다. 이를 시작으로 2018년 ‘쿠키워즈’, 2019년 ‘쿠키런:퍼즐월드’, ‘파티파티 데코플레이’ 등 신작을 선보였으나 흥행에 실패했다. 특히 쿠키워즈의 경우 출시 1년도 채우지 못한채 서비스를 종료했다.

2015년 41억원의 영업손실을 시작 ▷2016년 123억원 ▷2017년 148억원 ▷2018년 123억원 ▷2019년 221억원 영업손실을 입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61억7862만원을 기록했다. 2015년 상반기 3만원대였던 데브시스터즈의 주가는 지난해 3월 300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6년 연속 적자를 기록, 2018년에 별도 기준 영업이익(41억원)을 내지 못했더라면 상장폐지 심사대상이 됐을 정도로 위기를 맞았다.

쿠키로 무너졌다 쿠키로 다시 일어서다…7년전 영광 재현
지난 1월 출시한 쿠키런:킹덤[데브시스터즈 제공]

데브시스터즈는 수년간 이어진 위기에도 쿠키런 IP를 놓지 않았다. 잇단 흥행 실패에도 다시 쿠키런 IP를 활용한 ‘쿠키런:킹덤’을 선보였다. 출시 직후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순위 1위를 차지하며 반전을 이끌었다. 지난 4월엔 모바일 게임 매출 강자 '리니지 2M'을 제치고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2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신작 대박으로 올해 1분기 매출 1054억원, 영업이익 238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대비 47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만년 적자로 고생하던 직원들에게 파격적인 보상도 잇따랐다. 데브시스터즈는 앞서 월급여의 40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 데브시스터즈 측은 “연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로, 단기 성과 보상으로는 업계 최상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프로젝트 소속 인원에게는 격려금을 따로 줬다.

더불어 인당 최저 1000만원에서 최대 2000만원의 스톡그랜트 제도도 도입했다. 스톡그랜트는 스톡옵션과 달리 주식을 무상 지급하는 제도다.매년 영업손익을 기준으로 회사 전체 인원에 우리사주를 지급할 예정으로, 올해는 약 50억원 상당을 우리사주조합에 출연하기로 했다.

'쿠키런: 킹덤'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데브시스터즈는 올해 전사적 인력 확대를 추진한다. 올 초 신작 '쿠키런: 킹덤'을 성공적으로 선보인 개발 스튜디오 '데브시스터즈킹덤'에 이어 하반기에만 200명 규모의 채용을 진행할 계획이다. 상반기 영입된 인원까지 합산하면 올해 300명 이상의 채용이 이뤄질 전망이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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