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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같은 가짜” 아나운서 만든 사람, 수백억 번 창업 귀재
뉴스종합| 2021-07-09 16:39
장세영 머니브레인 대표(오른쪽)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2019년 인공지능(AI) 합성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구현해 주목을 받은 기업이 있다. 바로 서울대 출신 장세영 대표(42·사진)가 2016년 설립한 AI 전문기업 ‘머니브레인’이다.

장세영 대표는 ‘AI’이라는 개념이 생소했을 2000년대 중반부터 인공지능 및 챗봇 기술 등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 대학시절 창업에 빠졌던 그는 2번의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이뤘을 정도로 ‘창업의 귀재’이기도 하다.

그가 4번째로 설립한 회사가 바로 머니브레인이다. 국내 최초로 AI 뉴스 아나운서를 개발, 실제 뉴스 현장에 투입돼 화제를 모았다. 조만간 수백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도 앞두고 있을 만큼 ‘AI 휴먼’ 기술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루고 있다.

▶2번의 엑시트 이룬 ‘창업의 귀재’…AI 기술에 ‘올인’

장세영 대표는 머니브레인 창업 이전에도 3개의 회사를 설립해, 그 중 2개를 성공적으로 엑시트한 경험이 있다. 서울대 전기공학부 재학 시절부터 창업에 관심이 많아 교내 벤처 동아리에서 활동했다.

장세영 머니브레인 대표 [머니브레인 제공]

그는 대학 졸업 전인 2005년, 인공지능 기술 개발 업체 ‘페이지온’을 설립한다. 페이지온은 아직 ‘AI 챗봇’ 개념이 생소했을 2000년대 중반에 개인형 맞춤 서비스를 추천하는 ‘아이봇’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아이봇’은 당시 인기였던 UCC 콘텐츠를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자동 추천해주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했다. 현재로 따지면, 유튜브 알고리즘과 비슷한 기능이다.

또한 바이오 리듬, 혈액형에 따른 성격 등을 분석해 사용자의 취향과 현재 기분을 예측하고 그에 맞는 동영상을 안내해주는 기능도 제공했다. 학습할수록 지능이 높아지는 일종의 ‘AI 딥러닝’ 기술도 장착하고 있었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페이지온은 2008년 코스닥 상장업체 ‘디브이에스’에 인수됐다. 내비게이션 등 자동차 관련 제품 생산업체였던 디브이에스에서 ‘아이봇’은 대화형 내비게이션 제품으로 진화하게 된다.

이로써 2번의 엑시트를 이룬 장 대표는 이후 SK㈜ C&C 등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그러던 중 2016년 알파고가 유명세를 타면서, 그는 다시한번 ‘AI 에이전트’에 관심을 갖게 된다. 곧바로 머니브레인을 창업한 그는 음성형에서 한발 더 나아간 ‘진짜 사람 같은’ AI 휴먼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2019년 머니브레인이 ‘국제 인공지능대전’에서 공개한 AI 합성 문재인 대통령
▶AI 문재인 대통령, AI 김주하 앵커 화제…수백억원 투자 유치 앞둬

현재 머니브레인은 영상·음성 합성을 통해 만든 AI 휴먼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실존 인물의 영상과 음성 데이터를 분석해 ‘진짜 같은’ AI 휴먼이 등장하는 영상을 제작한다. 얼굴 특징 추출, 피부 합성, 감정 표현을 위해 자체 기술을 개발하고, 신경망(CNN) 학습 등을 거쳐 인공인간을 제작한다.

국내에서 머니브레인의 ‘AI 휴먼’ 기술이 각광받은 건 지난 2019년이다. 당시 ‘국제 인공지능대전’에서 AI 기술로 합성한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 영상을 공개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합성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흡사해 실제 대통령 연설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머니브레인은 ‘진짜’ 사람 같은 AI 휴먼을 다양한 B2B 사업으로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해당 기술로 만들어진 AI 뉴스 아나운서는 현재 MBN, LG헬로비전 등에서 실제 뉴스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에는 AI 쇼호스트가 홈쇼핑, 라이브커머스 등을 진행할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머니브레인의 기술로 만든 AI 김주하 앵커(왼쪽), AI 이지애 아나운서(오른쪽) [MBN 뉴스 영상 캡처] [LG헬로비전 제공]

이밖에도 금융권 등에서 활용될 수 있는 대화형 AI 키오스크, 영어회화를 가르쳐주는 AI 튜터 등을 개발, 일상생활에서 AI 에이전트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머니브레인은 조만간 수백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도 앞두고 있다. 2019년 71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성공한데 이은 성과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힘쓰고 있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베리톤과 ‘AI 호스트’에 관한 전략적 제휴를 논의 중이다. 미국 내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장 대표는 수년 내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으로 성장하고, 동시에 뉴욕 증시 상장도 목표로 한단 계획이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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