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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독해지는 델타·백신 공백...확진자 확산 ‘굵고 오래갈 듯’ [코로나 4차 대유행]
라이프| 2021-07-21 11:33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간이 갈수록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α’ 방역조치에도 불구하고 확산세가 꺾이기는 커녕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독해지는 양상이다.

특히 전파력이 센 델타변이에 의한 감염이 크게 늘고 있는데다, 50대 이하 백신 미접종 연령층에서 확산세가 거세지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신규 확진자가 2000명을 훌쩍 넘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4차 대유행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비수도권 첫 500명대 전국 대유행...델타변이에 백신공백 이중고=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800명에 육박하는 1784명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해 1월 20일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특히 비수도권 시도 중에서도 첫 세 자릿수 확진자가 나온 지역이 있을 정도로 확산세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날 비수도권의 신규 확진자는 총 551명으로 4차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500명대를 기록했다.

비수도권 확진자가 500명 선을 넘은 것은 이번 4차 대유행 이후, 더 멀게는 작년 2∼3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쏟아졌던 ‘1차 대유행’ 이후 처음이다. 전체 지역발생 확진자 가운데 비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8일(31.6%) 30%를 넘어선 뒤 일별로 32.9%→32.9%→31.9%를 기록해 나흘 연속 30% 선을 웃돌았다.

최근의 상황이 더 우려되는 것은 델타변이와 백신공백의 이중고 속에서 확산세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1~17일 1주간 국내 확진자 유전자를 검사한 결과 47.1%인 1001명이 주요 변이주(알파, 베타, 감마, 델타형)에 감염됐는데 그 전주 36.9%보다 10.2%p(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1001명 중 델타 변이 감염자는 719명으로 72%를 차지했다. 변이 바이러스 분석 건수 대비로는 검출율이 33.9% 수준으로 그 전주 23.3%보다 10.6%p 늘었다. 즉 100명 중 34명은 델타 변이에 감염됐다는 의미인데, 6월 3째주만 해도 2.5%였던 것이 한달만에 30%를 넘은 것이다.

이와함께 백신 접종률이 낮은 50대 이하를 중심으로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다. 실제 지난 20일 확진판정을 받은 코로나19 환자 1278명 중 20대가 21.1%로 가장 많았으며, 40대(19.0%)와 50대(17.1%) 등 백신 접종률이 낮은 세대에서 집중적으로 감염률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확산세는 커지는데 백신 접종 속도도 오히려 둔화되는 등 상황이 크게 개선될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 20일 0시 기준 1차 접종자는 전국민 대비 31.7%로 수일째 30%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접종완료 비율은 아직 12.9% 수준이다.

▶거리두기 4단계, 2주 연장 불가피...“굵고 오래간다”=이에 따라 수도권 지역에 적용 중인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또다시 2주간 연장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아직 확진자 수가 정점에 도달한 건 아니며, 지금 상황이라면 계속 올라갈 것”이라며 “수도권은 환자 수가 정체하는 정도가 최선이고, 비수도권도 여행지를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하고 있어서 빠르게 올라가다 보면 2000명 이상도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확산세가 좀처럼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만큼, 수도권의 4단계 조처 연장 필요성에 입을 모으면서 그 이상의 ‘+α’ 조처도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상황에서 (4단계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처음부터 3주 정도는 지속했어야 정점에서 확산세가 꺾일지를 확인하고, 그 이후 단계를 결정할 수 있다. 이번에 추가로 3주 정도를 연장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열 기자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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