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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 3형제의 부활…자사주 매입 효과에 배당 쇼크 완전 회복 [株포트라이트]
뉴스종합| 2021-07-29 13:51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지난 5월 배당 축소 악재로 휘청였던 메리츠금융그룹 3사의 주가가 두 달여 만에 부활을 마쳤다. 배당 축소가 주주 가치를 낮춘다는 일각의 논란을 넘어서며 배당 쇼크로 인한 급락 이전의 시세를 일제히 넘어섰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호실적과 자사주 매입 효과 등이 더해지며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메리츠금융그룹 3사의 주가는 최근 5월의 낙폭을 모두 회복하며 급락 이전의 수준을 뛰어넘어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 27일 6.47% 급등한데 이어 전날 4.12% 뛴 2만4000원로 마감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5월 저점 대비 45% 급등한 수치다. 메리츠화재도 전날 올해 최고가인 2만385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같은 기간 39.1% 상승했다. 메리츠증권의 주가도 꾸준한 상승세 속에서 폭락세 이전 수준인 4950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18.8% 올랐다.

앞서 메리츠금융그룹 3사는 지난 5월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10% 수준의 배당을 시행한다는 취지의 주주 환원 정책을 공시하면서 하루 만에 최대 26% 이상의 낙폭을 기록했다. 이들 3사는 대표적인 배당주로 꼽히는 만큼 배당 축소 소식은 투자자들에게 대형 악재나 다름없었다. 최근 3년 평균 배당성향을 살펴보면, 메리츠화재는 35%, 메리츠증권은 38%, 메리츠금융지주는 66%에 달한다.

메리츠금융그룹 3사가 두 달여 만에 배당 축소 악재를 딛고 고공행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당근’으로 제시한 자사주 매입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지난 3월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한 차례 실시한 데 이어 지난달 24일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위한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메리츠금융지주도 지난달 5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신탁을, 메리츠화재는 9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신탁을 체결했다. 배당 축소 예고에도 불구하고 메리츠 3사가 자사주 매입에 본격 나서자 주주환원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며 주식의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선 호재로 여겨진다.

국내 증시의 전반적인 상승세 속에 메리츠 3형제의 주가 회복 속도는 더욱 높았다. 메리츠금융그룹 3사가 배당 축소 공시를 발표한 5월 14일 이후 코스피 지수는 2.6% 올랐다. 같은 기간 메리츠금융지주는 22.7% 상승했으며, 메리츠화재는 12.7% 올랐다. 메리츠증권 만이 1.4% 상승하며 지수의 상승폭에 못미쳤다.

주가의 급반등에는 각 종목의 개별적인 호재도 힘을 더했다.

메리츠화재는 자동차 손해율 및 사업비율 개선으로 실적 호조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보험 업계 전반적으로 초년도 수수료 규제로 사업비율 하락이 지속되고 있고, 업계 2위 수준의 신계약 판매가 누적돼 장기 원수보험료의 두 자릿수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늘어난 1372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날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메리츠증권은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398억29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1% 증가했다. 메리츠증권은 타사보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이익 기여도가 높아 마곡 MICE 건 등 대형 PF 관련 수수료가 전년 동기 대비 증익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메리츠금융그룹 3사의 견고한 회복세는 배당 축소가 반드시 악재로 작용하지 않는 점을 반증한다는 지적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배당을 축소한다고 해서 기업의 가치가 근본적으로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라며 “투자자들이 배당 축소에 대해 실망감을 느껴 일시적으로 매도 물량이 늘어날 순 있지만 펀더멘털에 문제가 없다면 주가가 원상복귀하는 것이 일상적인 수순”이라고 말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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