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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800호…한국문학의 역사, 71명 작가 축제의 장
라이프| 2021-07-30 09:12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현대문학’이 8월호로 800호를 맞았다. 1955년 1월 창간호가 나온 이래 66년 8개월 동안 단 한 번의 결호 없이 매달 출간됐다.

이를 기념, ‘현대문학’은 이번 800호 특집호에 소설가 35명과 시인 36명을 초대, 71편의 짧은 소설과 시로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 한 데 모으기 어려운 작가들을 한 권으로 묶어 낸 기념호는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

평론가 이남호는 800호를 기리는 ‘밀레니엄 전후의 ‘현대문학’’이란 특별기고를 통해 “‘현대문학’ 800권은 그대로 한국 현대문학사가 된다”고 평가했다.

그의 셈에 따르면, ‘현대문학’ 800호는 약 24만 페이지에 달한다. 소설 4000편 이상, 시 6000편 이상, 산문 4000편 이상이 실렸다. 세계문예지 역사로도 유례가 없다.

‘현대문학상 ’ 역시 매해 거르지 않고 수상자를 냈다. 1회 수상자는 소설가 손창섭과 시인 김구용이었고, 시인 박재삼은 2회 수상자, 소설가 박경리는 3회, 평론가 유종호는 4회 수상자였다. 우리 문단의 주요 문인들이 거의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이남호는 1955년 전쟁의 폐허에서 출간된 ‘현대문학’은 약 20년동안 한국문학의 터전이자 중심이었다며, 거의 모든 중요 문학작품이 발표됐고, 신인 작가를 발표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70년대 들어서면서 상황이 바뀐다. 몇 개의 계간 문예지들이 등장, 한국 문학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했고, 80년대에는 정치적 편향성을, 90년대에는 대중문화가 쇄도하면서 전통 문학의 자리를 지켜온 현대문학은 위축됐다.

90년대 후반, ‘현대문학’은 문단의 내로라하는 평론가들로 자문위원을 구성하고 디자인을 새롭게 하는 등 혁신을 단행, 주목을 받았다.

그럼에도 새 밀레니얼을 맞으며 심각한 경영난과 만성적인 적자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한다. 이때 문인들이 나섰다. 2002년 1월 문화예술계 126인이 현대문학을 돕는 메시지를 발표한다. ‘현대문학을 아끼는 사람들’ 명단에는 최일남, 이청준, 백낙청, 고은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남호는 문예지의 길이 결코 순탄치 않음을 예고한다. “800호를 맞이한 오늘의 ‘현대문학’을 둘러싼 계절도 추운 계절이다.(…)‘현대문학’은 겨울에 머물면서 막연히 수동적으로 봄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봄을 맞이하러 오늘도 먼 길을 떠난다.”며, 또 다른 1000호 기념을 기대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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