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한화생명, ‘국내 2호’ 공동재보험 가입 검토
뉴스종합| 2021-08-03 10:04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한화생명이 부채 부담을 덜기 위해 공동재보험 가입을 검토한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2023년 신지급여력제도 K-ICS(킥스) 도입을 앞두고 요구자본을 줄이기 위한 방편 중 하나로 공동재보험을 고려 중이다.

김병호 한화생명 리스크관리팀장은 지난달 29일 컨퍼런스 콜에서 “금리 상황에 따라서 공동재보험이나 금리연동형 부채, 변액부채의 헤지 등을 단계적으로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공동재보험은 원수보험사가 위험보험료, 저축보험료 등 영업보험료 전체를 재보험회사에 출재하는 제도다. 지난해 6월 도입됐다. 모든 위험에 대한 책임을 재보험사와 나눠가질 수 있다. 저금리로 이차역마진 문제를 겪고 있는 보험사에는 금리 부담을 외부로 넘겨 재무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는 수단이다.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킥스가 도입되면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 지급여력(RBC)비율이 크게 감소한다. 공동재보험에 가입하면 요구자본이 줄어 RBC비율을 높일 수 있다.

ABL생명이 올 3월 양로보험인 알리안츠파워보험 보유계약 일부를 RGA재보험에 공동재보험으로 출재했다. 한화생명이 가입한다면 국내 보험사 중엔 두 번째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한화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부채(책임준비금) 중 고정금리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49%로 생명보험사 중 가장 높다. 삼성생명(38%), 동양생명(35%)을 크게 웃돈다. 변동금리형 상품 판매를 늘리는 방식으로 고금리 확정 부채 비중을 희석하고 있지만 여전히 6% 이상 고정금리 상품의 비중은 25%에 달한다. 한화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계약부채의 평균 부담이율은 4.4%로 삼성생명(4.1%), 동양생명(3.6%)보다 높다. RBC비율도 6월 말 기준 203%로 업계 평균(273.2%)을 크게 밑돈다.

IFRS17 도입으로 한화생명이 미래에 지급해야 하는 고금리 확정 상품에 대한 부채를 모두 시가로 평가하면 지금의 저금리를 적용해 장부상 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화생명은 요구자본을 줄이는 동시에 보장성 보험 판매를 통한 신계약가치 개선, 대출 확대,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가용자본을 확충할 계획이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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