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조은산 만난 윤석열…"요리조리 메이웨더? 나는 우직한 타이슨"
뉴스종합| 2021-08-03 10:32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문재인 정부를 저격하는 상소문 형식의 '시무 7조'라는 글을 올려 주목받은 조은산과 만났다.

조은산은 3일 자신의 블로그에서 최근 윤 전 총장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만나 나눈 대화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조은산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왜 했느냐고 물었다. 국정원 수사에 이어 적폐 청산도 마무리했으니 그대로 진보 진영의 화신으로 거듭나면 정치를 참 편하게 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던 게 당신의 정의였느냐고 물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조국 수사는 정의도 아니고 정치도 아니었다. 그건 상식이었다'고 답했다"며 "그가 '정의'라는 데 대해 말하기 시작했을 때 그는 지금의 그를 형성한 관념적인 틀, 정의로운 검사 내지 정권에 반기를 든 투사의 모습을 벗어난 한 인간에 충실한 모습이었다"고 묘사했다.

조은산은 나아가 "마침내 정권을 향할 수밖에 없던 검찰의 수사에 어떤 압력이 가해졌는지는 묻지 않았고, 그 또한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다"며 "다만 그가 말하길 '압력은 굉장히 지속적이고 굉장히 소프트하게, 그러나 굉장히 강력히 밀고 들어왔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조은산 블로그 일부 캡처]

조은산은 윤 전 총장에게 "한 대도 안 맞으려고 요리조리 피하는 메이웨더, 우직하게 두들겨 맞으며 K.O를 노리는 타이슨, 둘로 비교하면 어떤 스타일의 정치를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도 했다고 밝혔다.

조은산은 "그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타이슨'이라고 답했다"며 "내가 '잘 어울린다. 요즘 심하게 얻어맞고 계시던데'라고 하자 그는 크게 웃었다"고 했다.

조은산은 "그는 듣던 대로 달변가였다"며 "모든 것을 안다는 듯 말하지 않았고 모든 것을 받아들일 것처럼 말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철학은 확고했고 그만큼 말은 직설적이었다"며 "연이은 그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들이 조금은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다소 정제된, 정략적 언사에 치중했다면 애초에 지금의 윤석열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은산은 "내가 직접 접한 그의 모습은 야권의 거물급 정치인이라기보다 그저 선글라스 하나 걸치면 영락 없을 마을버스 기사아저씨에 가까웠다"며 "그는 그로부터 일주일 후 전격적으로 국민의힘 입당을 선언했다. 그의 건투를 빈다"고도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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