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선수들 신뢰 속 4강 드라마”…라바리니 감독, ‘행복한 동행’ 이어갈까
엔터테인먼트| 2021-08-08 14:03
라바리니 감독이 31일 조별리그 일본전서 승리한 후 선수들을 끌어안으며 환호하는 모습.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한국 여자배구의 4강 드라마를 이끈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대한배구협회의 감독 계약 연장 제의를 받았다.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한번 한국 여자배구를 이끌고 신화를 재현할지 기대된다.

라바리니 감독은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세르비아와 동메달 결정전을 마친 뒤 김연경과 선수들에 감사와 경의를 표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연경이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얼마나 강한 선수인지 알게 돼 즐거웠다. 배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라며 "앞으로 김연경이 보여준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오늘 경기 후 선수들에게 작별을 고할 때 눈물이 나더라. 우리는 대단한 일을 했다"며 "우리는 올림픽 8강을 목표로 삼았는데, 4강까지 올라왔다. 브라질과 4강전, 세르비아와 동메달 결정전은 수준 차이를 보이며 패했지만, 한국 여자배구에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라바리니 감독이 31일 조별리그 일본전서 승리한 후 껑충껑충 뛰며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

도쿄올림픽은 김연경과 라바리니 감독의 마지막 무대다. 김연경은 이날 경기 후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고, 라바리니 감독은 협회와 이번 대회까지 계약했다.

하지만 협회는 올림픽 본선 전 라바리니 감독에게 재계약을 제안했다.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여자배구 대표팀을 이끌어 달라고 요청했다.

협회는 "라바리니 감독이 세계 배구 흐름을 잘 읽고, 선수들도 라바리니 감독을 향한 신뢰가 깊다. 대표팀을 위해 필요한 지도자라고 판단했다"고 재계약 제의 배경을 밝혔다.

2019년 1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라바리니 감독은 '비(非) 선수 출신'이다. 16세 때인 1995년부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배구 지도자'로 성공했다. 상대팀에 대응한 세밀한 전략전술에 능하다.

선수들도 라바리니 감독의 맞춤 전술에 무한 신뢰를 보낸다. 센터 양효진은 "라바리니 감독은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상대 팀에 따라 맞춤식 전략을 마련했다"며 "전략에 따라 엄청난 훈련을 했는데, 그 과정이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라바리니 감독도 한국에 '원 팀'으로 완전히 녹아들었다. 지난달 31일 조별리그 한일전 승리 후 모습이 대표적이다. 한일전의 중요성을 익히 알고 있는 라바리니 감독은 극적인 역전승으로 8강행을 확정한 뒤 코트로 뛰어들어가 선수들과 원을 그리며 껑충껑충 뛰었다. 라바리니 감독은 "선수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못 알아듣지만, 선수들은 자매들 같다. 그래서 더 특별하다"며 한국 대표팀의 팀워크를 칭찬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협회의 제안에 올림픽 후 이탈리아로 돌아가 가족회의를 한 뒤에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라바리니 감독과 한국 여자배구의 행복한 동행이 이어질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브라질과의 4강전을 하루 앞둔 5일 오후 일본 시오하마시민체육관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에서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김연경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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