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사회적 기대에 화답한 이재용의 240조 투자 결단
뉴스종합| 2021-08-25 11:4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3일 가석방으로 출소한 지 11일 만인 24일, 대규모 투자와 고용계획을 내놨다. 향후 3년간 약 240조원의 대규모 투자와 4만명 고용이라는 구체적인 기한과 숫자까지 담은 청사진이다. 이 부회장이 우리 사회에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삼성을 지금보다 더 탄탄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고 고부가가치형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사회적 기대에 화답하는 ‘통 큰’ 결단이다.

이 부회장의 결단은 삼성의 미래는 물론 포스트 코로나 이후 한국경제의 당면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을 담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은 이 부회장 경영공백기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부문에선 대만 TSMC와 격차가 더 벌어지고, 메모리 분야에선 미국 인텔, 마이크론 등의 거센 추격을 받았다. 2017년 차량용 전자장치업체 하만 인수 이후 대규모 M&A(인수·합병)도 중단되면서 AI 등 신성장 분야에서 리더십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 회장이 복귀하면서 비로소 특유의 반도체 초격차 경영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이 부회장은 한편으로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급성장한 바이오 분야를 집중 육성해 삼성의 미래를 견인할 양대축으로 삼겠다는 비전도 밝혔다. 감염병이 글로벌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시대에 들어선 만큼 바이오산업 경쟁력은 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 국민이 이 부회장에게 기대하는 백신 확보도 바이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과 연관돼 있으므로 반도체 초일류의 명성이 바이오산업에서도 꽃피길 성원한다.

삼성의 240조원의 투자 발표에서 돋보이는 대목은 국내에만 연간 60조원씩 총 180조원을 투자한다는 점이다. 반도체와 바이오 등을 중심으로 4만명을 직접 채용하는 등 국내 대규모 투자와 고용 확대에 따라 향후 3년간 약 56만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청년실업이라는 우리 사회의 난제 해결을 위해 국내 10대 기업 중 유일하게 공채제도를 유지하기로 한 것도 평가할 만하다. 청년구직자에 인기를 끌고 있는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의 전국 확대 또한 취업난 해소에 기여할 것이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글로벌 투자가 러시를 이루면서 ‘고용 없는 성장’이 뉴노멀이 된 상황이라 삼성의 국내 투자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삼성의 사례에서 보듯 개별 기업의 통 큰 투자와 고용계획은 한 기업의 생존 전략이면서 동시에 한국경제의 활로를 열고 청년실업 등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이 될 수 있다. 기업과 기업인이 사업보국을 할 수 있도록 정치적·사법적 리스크를 걷어내는 데 국가적 역량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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