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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한국 콘텐츠 제작사’ 능력에 반하다
뉴스종합| 2021-09-06 11:35

키다리스튜디오가 중국의 종합엔터테인먼트 플랫폼 회사인 틱톡으로부터 투자유치를 이끌어내면서 콘텐츠 제작사에 대한 높은 기업가치 평가(밸류에이션)가 시장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키다리스튜디오는 틱톡으로부터 500억원 규모의 제3자 유상증자 방식의 투자유치를 논의 중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지식재산권(IP)과 콘텐츠 제작 능력을 보유한 기업들의 높은 몸값을 반영하는 딜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투자는 틱톡의 국내 첫 기업 투자다.

키다리스튜디오는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으로 62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63억원을 거둬들였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키다리스튜디오는 130억원의 EBITDA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EBITDA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M&A 업계에서는 기업가치(EV)를 EBITDA로 나눈 멀티플배수(EV/EBITDA)를 활용, 동종 기업과의 비교를 통해 기업가치를 산정하고 있다.

앞서 동종 업체로 거론되는 JTBC스튜디오는 25배 수준의 멀티플을 인정받고 지난해부터 추진된 투자 유치를 올해 초 마무리했다. 프랙시스캐피탈과 텐센트는 총 4000억원을 투자해 지분 약 26%를 취득하면서 JTBC스튜디오 기업가치를 1조2000억원으로 평가했다.

이번 투자에서 키다리스튜디오가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IP 보유 기업 M&A가 활발해지고, 인수 주체들이 다양화되며 몸값이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한국 콘텐츠 제작사들이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잇따라 ‘대박’ 작품을 만들어내면서 투자 매력이 크게 높아졌다는 해석이다.

아울러 키다리스튜디오는 웹툰 플랫폼 레진코믹스를 운영하는 레진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해 기존 영상콘텐츠 제작 뿐만 아니라 웹툰 등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점도 매력도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번 투자를 통해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쇼트폼 플랫폼을 넘어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바이트댄스는 최근 가상현실(VR) 스타트업인 피코인터랙티브를 50억위안(90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피코인터랙티브는 VR 헤드셋 등 하드웨어 생산 판매뿐 아니라 온라인 VR 플랫폼도 서비스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바이트댄스는 메타버스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앞서 바이트댄스는 메타버스 기업 마이코드뷰에도 650억원 가량을 투자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틱톡은 키다리스튜디오와 같은 콘텐츠 플랫폼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검토 중이다. 틱톡은 최근 진행된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 1위 기업인 왓패드 인수전에도 참여하기도 했다. 왓패드는 네이버에 6800억원 가량의 몸값에 인수됐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 투자유치와 관련해서 키다리스튜디오에 대한 실사를 진행 중에 있다”며 “빠르면 이번 주에 실사가 마무리 돼 투자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성미·이호·이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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