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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 드러내 놓고 베팅...대기업 ‘신사업’ 공격적 행보
뉴스종합| 2021-09-08 11:13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글로벌 경기 변동 속에서 경영 환경의 변화를 주시하던 대기업들이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 적극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다양한 M&A 기회에도 불구하고 물밑에서 검토만 진행하던 일부 그룹의 ‘확 달라진’ 베팅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전례없는 팬데믹과 과잉 유동성 시장에서 신사업 진출에 공격적인 드라이브를 거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플랫폼 기업 쟁탈전으로 요약됐던 M&A 시장에 최근 새 매물들이 쏟아지면서 색채를 더하고 있다. 제조업 및 바이오, 요식업 등 새로운 섹터 매물들이 대기업 등 전략적투자자(SI)나 재무적투자자(FI)의 러브콜을 기다리는 가운데, 전통적으로 M&A 시장 ‘강자’로 인식되지 않던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손을 뻗고 있다.

이중 LX그룹은 계열분리 후 첫 M&A 대상으로 한샘 인수 참여를 결정했다. 4개월여 전 LG그룹에서 분리된 LX그룹은 M&A에 공격적이지 않던 LG 분위기에서 탈피해 적극적인 M&A를 통한 사업 확장을 천명한 바 있다.

LX하우시스는 최근 국내 대형 사모펀드(PEF)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한샘 인수를 위해 설립할 예정인 경영 참여형 PEF에 3000억원을 출자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토털 인테리어’를 차기 주력 사업으로 내세운 LX하우시스가 한샘 인수를 통해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관련 업계도 한샘의 다양한 가구와 소품, LX하우시스의 건자재 역량이 모아지면 토탈 인테리어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LX하우시스의 결정은 출자 확약 전 인수 참여 공식화라는 점에서도 큰 이목을 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 상장사들은 특히 주가 영향이나 파급력 측면에서 확실해진 상황이 되면 인수를 공식화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를 선제적으로 공시한 것은 LX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함으로 해석된다”라며 “롯데 등 물망에 오른 경쟁 후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S그룹도 최근 오랜 침묵을 깨고 적극적인 M&A에 나서고 있다. GS리테일이 요기요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를 인수한 데 이어 ㈜GS도 국내 1위 보톡리늄 톡신 업체인 휴젤을 인수했다.

GS는 지난달 말 휴젤 최대주주인 베인캐피털이 보유한 지분 46.9%를 약 1조7240억 원에 인수하기 위해 싱가포르펀드 CBC그룹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참여해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 컨소시엄에는 중동 국부펀드인 무바달라 인베스트먼트와 IMM인베스트먼트도 함께 참여하기로 했다.

GS가 바이오 산업에 첫 발을 떼면서 GS칼텍스 등 정유사업에 치우쳐진 사업 구조를 다각화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GS리테일이 요기요를 통해 딜리버리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유통사들의 치열한 경쟁에서도 점유율을 이어갈지 관심을 모은다.

이세진 기자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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