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포스코·현대제철, 굴껍데기 이용해 쇳물 만든다
뉴스종합| 2021-09-16 10:02
포스코와 현대제철, 여수바이오가 버려지는 굴 패각(껍데기)를 제철 부원료로 활용한다. 굴 패각 적재 모습 [해양수산부 제공]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국내 철강업계가 굴이나 조개 등의 껍데기를 일컫는 ‘패각’ 폐기물을 제철공정 부원료로 재탄생시켰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지난 15일 여수바이오가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패각 재활용환경성평가 승인을 획득함에 따라 패각을 제철 부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16일 밝혔다.

양사는 패각 성분이 ‘소결공정’에서 사용되는 석회석의 성분과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해 전남 여수 패각 가공 전문업체인 여수바이오와 함께 석회석을 패각으로 대체할 방안을 공동 연구해왔다.

소결공정은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고로에 투입하기 적합한 소결광(5~50㎜의 덩어리) 형태로 가공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석회석은 소결광의 형태를 구성하고 성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패각은 전국적으로 연간 30만~35만t 정도 발생되나 그동안 활용할 방안이 마땅치 않아 어촌 지역에 방치되기 일쑤였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경남 및 전남 어촌에 패각 폐기물 92만t이 수년째 방치되어 있다. 폐수와 분진, 냄새 등을 유발하여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철강업계가 제철공정에서 패각을 재활용하면서 지역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석회석을 대체해 자원 절약과 경제성 확보도 가능해졌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7월 수산 부산물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하고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수산부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패각 폐기물의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산업 경제성 향상과 연안환경보호를 골자로 하는 5개년 기본계획 수립을 통해 제도, R&D, 인프라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제강공정’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부원료인 생석회를 공급하는 포스코케미칼에서도 패각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강공정은 쇳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강철을 제조하는 공정으로, 황이나 인과 같은 불순물 제거에 사용되는 생석회의 원료로 석회석이 사용되어 왔다.

포스코케미칼은 석회석 대신 패각을 활용하여 생석회를 제조하는 기술 개발이 완료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해당 기술이 적용되면 포스코그룹은 제선부터 제강까지 철강공정 제반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실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버려진 패각 약 92만 t을 제철공정에 활용할 경우 약 연간 41만 t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소나무 약 3억 그루를 심는 것과 유사한 효과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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