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김웅, 고발 사주 녹취록' 공개… "검찰이 어쩔 수 없이 받는 것처럼"
뉴스종합| 2021-10-19 21:23

[사진=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료를 보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고발과 검찰이 관계있다는 점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한 녹취록이 공개됐다.

연합뉴스는 19일 '고발 사주' 의혹 최초 제보자인 조성은 씨로부터 받은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김 의원은 지난해 4월 3일 오전 10시 3분부터 7분 58초, 오후 4시 24분부터 9분 39초 등 17분 37초 동안 조씨와 통화했다. 조씨는 최근 법무부 인증 업체를 통해 휴대전화에서 이 내용을 복원했다.

녹취록에서 김 의원은 조씨에게 고발장 작성 작업이 검찰과 관련 있는 듯한 발언을 수차례 했다.

오전 통화에서 김 의원은 "초안을 아마 저희가 일단 만들어서 보내드릴게요"라고 한 뒤 "고발장을 음, 남부지검에 내랍니다", "남부 아니면 조금 위험하대요"라며 제삼자의 말을 전달하듯 말했다. 검찰 내부자의 말을 전달한다는 인상을 주는 대목이다. 고발처는 오후에서 대검찰청으로 변경됐다.

김 의원은 오후 통화에서 고발장을 당(당시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차원에서 대검에 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우리가 어느 정도 초안을 잡아놨다. 이 정도 보내면 검찰에서 알아서 수사해 준다"며 "만약 가신다고 그러면 그쪽(검찰)에다가 이야기해 놓을게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게 검찰이 받기는 싫은데 어쩔 수 없이 받는 것처럼 하고, 이쪽(미래통합당)에서 항의도 하고, 왜 검찰이 먼저 인지수사 안 하고 이러느냐 이런 식으로 하고"라고 조언했다.

김 의원은 "방문할 거면 공공범죄수사부 쪽이니까 옛날 공안부장 있죠? 그 사람을 방문하는 걸로 하면 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자신은 드러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제가 (고발하러)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게 되는 거예요"라며 "차라리 그거하고 전혀 다른 이미지를 가야죠. (중략) 고발장 관련해가지고 저는 쏙 빠져야 되는데"라고 했다.

김 의원은 "선거판에 이번에는 경찰이 아니고 MBC를 이용해서 제대로 확인도 안 해보고 일단 프레임을 만들어 놓고 윤석열 죽이기, 윤석열 죽이기 쪽으로 갔다"라며 "이런 자료들을 모아서 드릴 테니까"라고 말한다.

다만 녹취록 안에서는 직접 연관성을 확정할 실명이나 일차적인 사실관계가 드러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이미 디지털 포렌식으로 녹취를 복원해 분석 중이며, 김 의원 소환 조사로 이 부분을 확인할 방침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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