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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당국 “가스누출, 오작동 가능성도 염두”…소방시설 점검 시급
뉴스종합| 2021-10-25 10:25
이달 23일 오전 이산화탄소 누출사고가 발생한 서울 금천구 가산동 데이터허브센터에서 소방대원들이 나오고 있다. 해당 누출 사고로 2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이 중 2명은 병원 이송 중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

[헤럴드경제=채상우·김영철 기자] 2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서울 금천구 소방시설 가스누출사고와 관련, 경찰과 소방 당국은 소방시설 오작동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과거에도 소방시설 오작동 관련 사고가 계속해 발생해 온 만큼,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서울 구로소방서 등에 따르면,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이번 사건과 관련 오작동과 고의적 가스누출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구로소방서 관계자는 이날 “현재 언론 등에서 고의적 가스누출 사고에 초점을 맞춰 보도하고 있지만, 확인된 건 아직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오작동 가능성도 열어두고 오늘(25일) 오전 소방본부에서 현장 점검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자동화재속보설비 화재신고 3만2764건 가운데 3만2685건이 오작동인 것으로 집계됐다. 올 6월 발생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사고 이전에도 270건에 달하는 소방시설 결함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소방시설의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해 안전장치가 추가될 필요가 있다”며 “소방시설 중간에 안전장치를 더 확보하고 시설물 고장을 수시로 점검하는 등 오작동 방지 위한 유지와 관리를 상향해 고장을 최소화한다면 오작동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과 경찰은 고의 또는 실수로 밸브를 열었는지, 오작동한 기계를 끄려고 사후에 버튼을 누른 것인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 23일 오전 가산메트로지식산업센터 신축 공사 현장 지하 3층에서 갑자기 화재 설비가 작동하면서 화재 진압을 위해 준비해 둔 이산화탄소가 저장된 무게 58㎏, 용량 87ℓ의 소화 설비 130병 가운데 123병에서 약품이 누출됐다. 이 사고로 50대 남성과 40대 남성 등 2명이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19명이 다쳤다. 부상자 가운데 2명은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다량의 이산화탄소 유출로 지하실 내 산소농도가 옅어져 질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숨진 A씨 등 2명은 가스 농도가 가장 짙은 구간에 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52명이 작업 중이었고 사상자 외에는 모두 스스로 대피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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