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호감 대선’ 구도에 우려 표명
“尹에 대한 실망 드러낸 것” 풀이
‘보수의 책사’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27일 대선구도에 대해 “조용히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본경선 이후 킹메이커로 나설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은 것이다.
윤 전 장관은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큰일났다. 여야 모두 앞으로 닥쳐올 상황을 감당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전 장관은 “국민의힘에서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며 “어차피 현실정치에 떠나있기 때문에 당에서 나한테 특별히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장관은 여야 유력 대선주자들이 비호감도 1·2위를 다투는 ‘비호감 대선’ 구도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국민들의 위기대처능력을 묶어줄 정치리더십이 없다”며 대선 이후 닥쳐올 위기상황에서 사회통합을 이룰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지금 동북아 질서 자체가 격돌로 가고 있고, 코로나 이후 세계경제도 만만치 않은데 보수와 진보가 갈라져 패싸움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본선 경쟁에 임박할 수록 중도층과 무당층이 늘어나는 반면 진영갈등을 반복하고 있는 현 대선국면을 질타한 것이다.
윤 전 장관의 우려는 한때 유력 대권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낸 것으로도 풀이된다. 앞서 윤 전 장관은 지난 5월 유력 대권주자로 떠오른 윤 전 총장에 대해 “참신성을 갖고 있다”며 “제3지대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올초에만 해도 윤 전 총장의 대선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민주주의를 성숙시키는 방향이 아닌 퇴행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반대하기도 했다.
문재연·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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