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물림 사고 책임 강화를” 靑국민청원 등장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영상 갈무리]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경남 사천에서 한 중년 여성이 진돗개에게 팔과 다리 등을 물어뜯겨 긴급 수술을 받고 심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며 개물림 사고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달라는 사연이 공개됐다.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등에는 “개물림 사고로 한 사람의 인생이 풍비박산 났다”는 주장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에 따르면 그의 어머니는 지난 8월 12일 오후 1시경 사천시 곤명면의 한 비닐하우스 부근에서 진돗개에 목과 사지를 물렸다.

그는 “(어머니는) 딸기하우스에 일손이 부족해 옆집 하우스에 일꾼을 요청하러 가셨다가 나오시는 길이었다”며 “(옆집 하우스) 앞집에 있는 진돗개의 목줄이 풀려있었고 그 개는 어머니 곁으로 슬금슬금 다가오더니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갑자기 공격했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가 함께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A씨 모친이 진돗개에 습격 당하는 장면히 고스란히 찍혔다. 그의 어머니는 비닐하우스에서 걸어나오다 길가에서 진돗개 한 마리와 마주쳤고, 개는 순식간에 여성에게 달려들어 공격하기 시작한다. 피해자가 개에 물려 바닥에 쓰러졌지만, 개는 더욱 사납게 여성의 팔과 다리를 물었다.

A씨는 “개에게 당하고 있던 모습을 보고 옆집 하우스 사장님이 밖으로 나와 눈에 보이는 철근을 들고 개에게 휘둘렀지만 (개는) 꼼짝않고 더 세게 물고늘어졌다. 놀란 아버지가 달려오셔서 철근을 넘겨받아 개에게 휘둘렀지만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며 “사투 끝에 남성 2명이 겨우 개를 제압하고 어머니는 개에게서 풀려났지만 이미 오른팔은 만신창이가 돼 있었고 어머니는 피범벅이 된 채 고통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그의 어머니는 결국 오른팔 뼈가 부러지는 등 큰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긴급 수술을 받았고, 이후 피부이식수술까지 받았다. A씨는 “광견병 주사 등을 단 한번 접종한 적 없는 관리 안 된 개에 물려 직접 감염과 2차 감염이 문제시되는 상황이라 어머니는 감염이 되지않게 3주 가까이 제일 강한 항생제 투여로 투병생활을 하셨다”며 “덕분에 간도 망가지고 시력도 안 좋아지고 일상생활이 어려워 우울증까지 호소하신다”고 했다.

이어 어머니가 사고로 인해 하고 있던 딸기 농사까지 지장을 받았고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면서 “정상적으로 사용하던 팔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고 회복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며, 시간이 지나도 예전처럼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안타까워했다.

A씨는 이 같은 상황에서 견주 측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며 “개물림 사고에 대한 책임을 법적으로 강화시켜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사고 당시엔 치료도 보상도 다 해줄 것처럼 말을 하고 하우스 일도 도와주겠다며 적극적이더니 지금은 일상배상책임보험에 가입돼 있어 ‘보험사에서 처리할 것’이라며 본인들이 보상해 줄 수 있는 금액은 정해놓고 그 이상 못해준다고 한다”며 “보험을 통해서 받을 수 있는 위자료와 그들이 제시한 보상금액은 생사를 넘나들었던 그 시간과 앞으로 겪을 일, 트라우마 등에 비하면 터무니가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개를 관리하지 못할거면 키우지를 말았어야 했다. 개 스스로 목줄을 풀고 다녔던 일이 몇 번이나 있었는데도 그에 대한 대응이 부족했고, 견주 측은 본인들도 답답하니 결국 자기들이 한 일이 아니고 개가 한 일을 가지고 본인들이 책임져야 한다는 말까지 스스로 내뱉었다”며 “한 순간의 사고로 한 사람의 인생은 풍비박산이 났고 앞으로의 미래와 희망까지 짓밟혔는데, 꼭 사람이 죽고 이슈가 돼야만 법안이 개정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