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대선후보 품격 높여달라”는 야당 초선의원들의 쓴소리
뉴스종합| 2021-10-29 11:41

제1야당인 국민의힘 최종 대선후보 선출이 한 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유권자는 마음 둘 곳이 없다. 후보 경선이 막판으로 향할수록 인신공격성 비방이 난무하며 가뜩이나 높은 비호감도를 혐오 단계로 치솟게 한다. 홍준표 의원은 윤석열 캠프를 겨냥해 “파리떼는 부패한 곳에만 들끓는다. 흘러간 정치인들 주워 모아 골목대장 노릇하는 것도 며칠 남지 않았다”고 했다. 홍 의원은 탄소세 정책을 묻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 질문을 받고 “질문 자체가 야비하다”며 답변을 피했다. 그러자 윤 전 검찰총장 캠프에 합류한 하태경 의원은 “술 먹고 주사 부리는 주사파는 홍 후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의 ‘전두환 정치 긍정평가’와 ‘개 사과’ 논란으로 보수 진영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싸늘해졌는데도 대선주자들은 ‘일단 최종 후보가 되고 보자’며 누워 침뱉기식 진흙탕 싸움을 멈추지 않고 있다. 정책 무능도 심각하지만 후보들의 인성과 품격이 위험 수준이다. 오죽하면 자당 초선 의원 35명이 “도가 지나친 공격으로 정권교체를 바라는 많은 국민께 실망과 우려를 드리고 있다”며 “대선후보로서 품격을 높여 달라”고 했겠는가.

경선 파열음이 곳곳에서 일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과 정권심판론이 동시 하락하는 흐름도 뚜렷하다. 코리아리서치 등 4사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31%로 민주당(35%)에 추월당했다. 내년 3월 대선 인식조사에선 정권심판론이 전주보다 2%포인트 하락한 49%를 기록했고, 국정안정론은 1%포인트 상승한 41%였다. 많은 국민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및 소득주도성장 실정을 들어 다음엔 야당에 기회를 줘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만 선뜻 믿고 찍어줄 사람이 없다고 탄식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국민의힘으로 대표되는 보수는 2016년 총선부터 4번의 전국 선거에서 연패했다. 지난 4·7 재·보선의 압승으로 보수의 부활이 시작됐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조국·윤미향·LH 사태 등 더불어민주당이 잘못해서 얻은 반사이익에만 매몰되면 보수의 미래는 없다. 반(反)문재인에 편승해 세를 얻은 ‘윤석열 현상’이 갈수록 힘을 잃고 있는 것은 대안적 능력 부재에 다름 아니다.

한국 정치에서 전대미문의 ‘5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하려면 보수는 대안적 세력임을 증명해야 한다. 내년 대선의 캐스팅보트인 2030의 표심을 얻으려면 정치혁신과 4차 산업혁명을 이끌 비전과 정책을 제시해 이들에게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 정권심판이 정권교체를 담보하지 않는다. 대선에 임하는 유권자는 진영을 떠나 발전적 미래를 설계하는 지도자를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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