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尹, 檢 사퇴 후 8개월만에 제1야당 대선후보
당심 등에 업어…국민 여론조사는 비교적 ↓
민심 잡기 과제로…곧 호남 방문 일정 챙길듯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역대 최고 투표율(63.89%·선거인단 56만9059명 중 36만3569명)을 찍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했다. 검찰총장에서 전격 사퇴한 후 제1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8개월이다. 윤 전 총장은 가공할만한 폭발력을 보였지만, 비교적 높은 당심(黨心)과 견줘보면 낮은 민심을 얻어 외연 확장에서 약점이 노출됐다. 선거 전문가는 5일 “맞상대가 성남시장, 경기지사 출신으로 민심 잡기에 익숙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점을 감안하면 아직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의 득표율은 47.85%였다. 당원(선거인단) 투표는 57.77%를 찍었지만, 일반 국민 여론조사는 37.93%였다. 19.8%포인트 차다. 2위를 한 홍준표 의원의 여론조사 득표율(48.20%)보다도 10.27%포인트 낮다.
이 때문에 윤 전 총장의 핵심 과제로 ‘민심 잡기’가 떠올랐다. 중도·무당층 공략이 필요한 것이다. 이는 곧 비호감도 낮추기로 직결된다. 윤 전 총장은 이른 시일 내 광주를 방문한다. 경선 중 ‘전두환 옹호’와 ‘개 사과’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사과하기 위해서다. 윤 전 총장 측은 “호남 시민들이 마음을 열어줄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했다.
애초 제3지대 주자로 ‘빅 플레이트론’까지 내걸고 나온 윤 전 총장이었지만, 그간 당심보다는 민심을 향한 소구력이 강하지는 않은 편이었다.
5일 서울시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됐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6월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 |
정치문법에 익숙하지 않은 윤 전 총장은 ‘1일 1실언’이란 말이 나올 만큼 실수가 잦았다. “집이 없어 청약통장을 못 만들어봤다”,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메이저 언론 통해 문제 제기해야” 등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한국리서치, 코리아리서치, 케이스탯리서치,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 4일 발표한 11월 1주차 전국지표조사(NBS) 가운데 대선 후보들에 대한 호감도·비호감도 조사 항목에서 윤 전 총장은 비호감도로 56%를 기록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57%)에 이어 당시 야권 후보 4강 중 두 번째로 비호감도가 높은 인사였다.
국민의힘 당 지도부도 윤 전 총장의 외연 확장을 위해 팔을 걷겠다는 분위기다. 호남을 각별히 챙겨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조기 등판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경선은 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50%씩 반영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번 경선에는 본경선 투표 직전인 지난 9월 말까지 입당한 신규당원 약 19만명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면서 흥행몰이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도 이날 전당대회를 마친 후 곧 당의 체제를 선거대책위원회로 전환할 예정이다.
※NBS조사는 11월 1~3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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