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회원국이냐 파트너냐…나토, 우크라와 관계 설정에 딜레마
뉴스종합| 2021-12-09 14:51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본사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미국을 주축으로 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직면한 우크라이나와의 관계 설정을 두고 딜레마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나토는 러시아의 군사력 확장 등에 대응하기 위해 2008년 옛 소련권 국가인 우크라이나와 조지아 등 2개 나라에 회원국 가입을 약속했다.

다만 그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던 까닭에 두 나라의 회원국 가입은 지금껏 미뤄져 왔다.

특히 나토는 서방과 협력해 국가발전을 꾀하고 국가안보도 보장받으려는 우크라이나와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관계를 지속해왔다.

그러나 러시아가 이 같은 움직임에 반발해 내년 초 17만여 명의 병력을 동원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나토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실제 러시아가 침공을 감행하더라도 우크라이나는 집단안보 원칙을 적용받는 회원국이 아니어서 나토가 군사력을 투입할지 미지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우크라이나 파병 여부를 묻는 말에 “그 옵션은 테이블 위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화상 회담에서 러시아가 침공을 단행할 경우 강력한 경제적 제재를 가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러나 러시아 억제 등에 목표를 둔 나토가 군사력 지원 등에 소극적으로 나설 경우 우크라이나와의 관계에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보 달더 전 나토 주재 미국 대사는 “나토가 본질적으로 직면한 문제는 어떻게 우크라이나와의 신뢰를 유지하느냐는 것”이라며 “나토가 우크라이나와 매우 가깝지만, 회원국이 아닌 그들의 독립과 주권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당초 나토가 우크라이나 등에 회원국 가입을 제안한 것이 현명한 결정이었는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로런스 프리드먼 킹스 컬리지 런던 군사학 명예교수는 “나토가 회원국 가입을 약속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를 지원하는 다른 방법을 찾았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오나 힐 브루킹스 연구소 러시아 전문가는 “2008년 루마니아 회의 당시 대다수 나토 회원국이 반대했기 때문에 정보기관은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에 대한 회원국 가입 약속을 하지 말 것을 권고했지만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이를 무시했다”고 밝혔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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