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3년 전 세상을 떠난 자녀에게서 문자메시지를 받은 아빠의 사연이 공개돼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자녀의 이름으로 온 문자가 다름아닌 스미싱(문자메시지를 이용한 금융사기)이었던 것.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하늘나라 아이에게서 온 문자’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아이를 떠나 보낸 지 3년 된 부모라고 소개한 작성자는 “말도 못하는 아기였는데 문자가 왔다. 기쁘기도 하고, 허망하기도 하다”라며 문자메시지 캡처 화면을 공개했다.

공개된 문자메시지에는 “아빠, 나 폰 액정 깨져서 A/S 맡기고 임시폰 대리받아 연락했어. 통화 안 되니까 문자 확인하면 답장 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자녀를 사칭해 개인 금융정보를 요구하는 전형적인 스미싱 수법이다. 사기범들은 문자·메신저를 통해 악성코드를 유포하고 이렇게 빼낸 금융거래정보를 이용해 계좌의 잔액 등을 털어간다.

작성자는 “어이가 없어서 어린이집 다니는 동생에게 연락해보라고 하니 답은 온다. 스미싱이었다”며 문자 발신인의 전화번호를 공유했다.

이어 “아이가 살아 있다면 다른 뭐든 해줬을 텐데, 휴대전화에 카카오톡이라도 세팅해서 바다에 뿌려줄까”라며 “의료사고로 고생만 하다가 하늘나라로 갔는데, 억울함도 못 풀어줬다. 한없이 이쁜 딸, 사랑한다”고 그리운 마음을 전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모르는 전화번호나 카카오톡으로 아들이나 딸이라며 신분증 등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받는다면 메시지 피싱일 가능성이 높다며 회신 전에 반드시 전화 통화로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특히 어떠한 경우에도 신분증과 계좌번호, 비밀번호를 제공해서는 안 되며 절대로 URL(원격조종앱)을 터치하지 말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