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대선 너머 ‘신당 창당설’에 술렁이는 野…선 긋는 尹·진화 나선 金 [정치쫌!]
뉴스종합| 2022-01-01 12:02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12일 오후 영등포구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현판 제막식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아직 대선을 약 60여 일 남겨둔 시점이지만 국민의힘을 둘러싸고 나오고 있는 정계개편설이 주목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를 발판으로 신당을 창당할 수 있다는 가설이다. 더불어민주당까지 나서서 집안 싸움에 부채질을 하자 국민의힘 내에선 술렁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에 윤 후보와 새시대준비위는 정계개편설에 선을 긋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거듭 ‘그럴 일 없다’며 진화에 나선 모양새다.

윤기찬 새시대준비위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그동안 민주당의 모 중진 의원을 비롯 최근엔 민주당 당대표까지 나서서 황당한 창당설 등 근거 없는 이간계 주장을 일삼고 있다”며 “새시대준비위원회는 정권교체를 위해 전념할 뿐 창당이나 정계개편과 관련된 어떠한 고려나 계획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은 우상호 민주당 의원과 송영길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우 의원은 “저 분(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이 움직이면 보통 정치세력이 재편된다”고 주장했다. 송 대표도 지난달 28일 “윤 후보가 김한길 위원장을 비롯해 민주당에서 탈당한 분들을 모아 신당 창당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계개편설에 힘을 보탰다.

윤 대변인은 민주당을 향해 “새시대준비위를 통한 창당설, 재창당설, 정계개편설을 선거전략상의 이간방책으로 사용해 국민통합이라는 시대적 사명에 또다시 역행하는 우를 범하지 말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오른쪽)와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이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새시대준비위원회에서 열린 현판식에 앞서 차담회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그간 ‘새시대준비위는 정계개편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조직 아니냐’는 주장은 당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들고, 국민의당을 창당하기도 했던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위원장을 맡았고,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와 별도의 조직이라는 점에서 새시대준비위가 창당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새시대준비위를 염두에 둔 듯 저격성 발언을 여러차례 내놨다.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창당하자’는 청취자의 문자에 “창당은 제가 할 것 같진 않다. 창당을 노리는 세력이 또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에도 선대위 내 6개 총괄본부 구성이 김종인 위원장이 주도권을 갖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설계라고 주장하면서 “김종인 이름은 필요하되 일할 공간은 안 준 것 아닌가. 윤 후보의 선대위가 이기기 위한 방식을 취한 게 아니라 정계개편같은 다른 정치적 목적이 있는 기획인지 의심이 간다”고 했다.

다만, 윤 후보는 지난달 28일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전혀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다. (새시대준비위는) 향후 정치 구도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 [국회사진기자단]

이런 가운데 상대당의 송 대표까지 가세하며 당내에서 동요하는 낌새가 보이자 김종인 위원장은 공개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지난달 29일 “그런 되지도 않는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라”고 말했다. 새시대준비위를 향한 견제성 발언으로 해석된다.

바로 다음 날엔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정계개편설을 ‘루머’로 규정짓고 집안 단속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대선이 끝나면 정계개편이 일어나서 국민의힘에 큰 변동이 일어날 것 같아 불안한 원외위원장들이 있다”며 “앞으로 대선이 끝난다고 해서 정계개편은 있을 수도 없고 그런 것은 발생하지 않음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윤 후보가 집권한다면 여소야대의 구조적 한계, 지방선거 공천권 문제 등이 얽혀있어 정계개편은 충분히 가능성 있는 얘기라고 내다봤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민주당 의석 비중이 60%에 달하기 때문에 (윤 후보가) 정치판을 흔들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당장은 윤 후보가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고 대놓고 말할 수는 없지만 집권전반기에 할 일을 위해 의회와 협치구조를 만들기 위해 정치적 명분을 내세워 정계개편을 시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윤 후보가 과거 ‘당 해체’ 발언을 비롯해 자당에 비판적 태도를 보였던 점을 언급하며 “보수 정당으로서의 혁신, 인적 쇄신 등을 창당을 통해 이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대선에서 당선되면 지방선거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윤 후보 측근들이 새로운 판을 짜 지방선거 공천을 하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hwshi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