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내로남불’에 분노한 英 국민들…“존슨 총리 OUT” 여론 첫 과반 넘어
뉴스종합| 2022-01-12 08:39
11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이날 성인 5931명을 대상으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물러나야 하느냐고 물어본 결과 56%가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존슨 총리 사임 의견이 과반수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은 지난 5일 존슨 총리가 정례 의회 총리 질의응답(PMQ)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EPA]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규정을 위반한 일명 ‘파티게이트’로 정치 인생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존슨 총리와 측근들의 잇따른 ‘내로남불’에 영국인 절반 이상이 존슨 총리의 즉각 사임을 요구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이날 성인 5931명을 대상으로 존슨 총리가 물러나야 하느냐고 물어본 결과 56%가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리직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답은 절반에 못 미치는 27%에 불과했고, 17%는 모른다고 했다.

스카이뉴스는 여론조사에서 존슨 총리 사임 의견이 과반수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유고브, AP]

같은 날 또 다른 여론조사업체 사반타콤레스(Savanta ComRes)가 영국 성인 10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66%가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조사에선 여당인 보수당 지지자 중에서도 42%가 존슨 총리의 사임에 대해 찬성했다. 반대(45%) 의견에 고작 3%포인트 부족한 수준이다.

문제가 된 사건은 코로나19 봉쇄 중이던 지난 2020년 5월 20일 총리실 정원에서 벌어진 파티다.

존슨 총리의 개인 수석비서 마틴 레이널즈는 총리실 직원 100명 이상에게 “각자 마실 술을 들고 오라”며 초청 이메일을 보냈다.

이 자리엔 존슨 총리 부부도 참석했다는 보도가 여러 곳에서 나왔으며, 적어도 승인을 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보수당 내부에선 이미 존슨 총리를 ‘손절’하는 분위기다.

스코틀랜드 보수당 대표 더글러스 로스는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존슨 총리가 ‘조사할 사안’이라며 참석 여부에 관한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며 “파티에 참석했다면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당 큰손 기부자인 존 커드웰도 BBC 방송에 “존슨 총리가 문제를 해결하거나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카이뉴스는 보수당 의원들이 존슨 총리가 물러나는 상황을 따져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과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등은 존슨 총리의 후임자로 리시 수낙 재무장관,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 등이 떠오르고 있다고도 보도했다.

영국 야당 노동당의 앤절라 레이너(앞줄 가운데) 부대표가 11일(현지시간) 런던 의회에서 열린 긴급 질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

야당은 이날 긴급 질의에서 일제히 존슨 총리에게 십자포화를 가했다.

존슨 총리가 질의에 나오지 않자 노동당 앤절라 레이너 부대표는 “도망갈 순 있지만 숨을 순 없다”고 일침을 놨고, 또 다른 노동당 의원은 병원 방문 제한 때문에 아들이 태어나는 것도 놓칠 뻔했다면서 “우리가 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해 규정을 지킬 때 존슨 총리는 파티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민주연합당(DUP) 의원은 코로나19로 외로이 세상을 뜬 장모를 언급하다가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다.

텔레그래프지 부에디터는 칼럼에서 존슨 총리가 이번에 살아남지 못할 수 있다고 전망했고, 스카이뉴스는 12일 정례 의회 총리 질의응답(PMQ)에서 어떻게 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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